[영화-위핏]느낌대로 생각대로... 질러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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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위핏]느낌대로 생각대로... 질러버려!

■ 위핏 감독: 드류 배리모어. 출연: 앨런 페이지, 크리스틴 위그, 줄리엣 루이스

  • 승인 2010-02-18 19:47
  • 신문게재 2010-02-19 12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
 열일곱 살 블리스는 극성스런 엄마 탓에 외박 한 번 해본 적 없는 마마걸이다. 미인대회에 내보내려는 엄마 때문에 주말마다 드레스 입고 공주짓하는 곤욕을 치른다. 인근의 오스틴에 쇼핑하러 간 블리스는 ‘롤러 더비’를 알게 되고, 오디션을 통해 헐스카우트팀 정식 멤버가 된다.

 
귀엽고 활기차다. ‘위핏’은 ‘느낌대로, 생각대로 살아라’하고 충고한다. 제목 ‘위핏’(Whip it)은 번역하면 ‘그냥 질러버려’, 하는 의미다.

 배우 드류 배리모어의 감독 데뷔작. 10대 시절을 힘들게 보냈던 ‘언니’가 방황하는 여동생들에게 보내는 연민과 연대의 시선이 따뜻하다. 배리모어는 8살 나이에 ‘ET’의 거티 역으로 세계적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급격한 성공은 가파른 추락으로 이어졌다. 9살에 담배, 11살에 술을 입에 대기 시작했고, 12살엔 마리화나에도 손을 댔다. 14살 땐 스스로 손목을 긋기도 했다.

 그러나 배리모어는 돌아왔다. 무엇보다 그 많은 장난기와 열정을 숨기지 않는 배우로 돌아왔다. 그 힘든 시절을 직접 겪고 이겨낸 그이기에 성장통을 겪는 여동생들을 보듬는 그의 손길이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영화의 주요 소재인 롤러 더비는 롤러스케이트 경주가 아니다. 두 팀이 달려가되 공격수가 앞 팀의 수비수를 제치면 득점하는 경기다. 수비수는 공격수가 추월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며 이 과정에서 과격한 린치도 가능하다. 아슬아슬 짧은 치마에 망사스타킹을 신은 소녀들이 질주하고 부딪히고 나뒹굴고 소리치고 신기술을 선보이는 장면은 활기차다. 망가지고 나서 썰렁한 농담을 날리는 캐릭터들은 강렬하진 않지만 귀엽다.

 마마걸 블리스가 ‘반칙도 룰이 되는’ 과격한 롤러 더비에 빠져드는 점에선 ‘일탈 영화’이고, 일탈을 통해 세상을 배운다는 점에선 ‘성장 영화’다. 또 일탈로 인한 갈등 속에서 가족의 사랑을 발견한다는 점에선 ‘가족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그 과정, 과정을 화면에 담아내는 방식이 꽤 사랑스럽다.

딸의 길을 가로막는 어머니도 끌어안고, 비열한 반칙을 구사하는 상대팀의 에이스에게조차 이해의 시선을 보낸다. 롤러 더비가 펼쳐지는 텍사스의 작은 마을에는 천사도 악마도 없다. 초라한 현재와 불투명한 미래 사이에서, 모두 각자의 꿈과 행복을 위해 한걸음씩 내디디려는 노력이 있을 뿐이다.

 미국의 언론들은 “짜임새 있는 드라마 구성과 곳곳에 배치된 유머 코드가 잘 맞아 떨어졌다”고, 호의적인 비평으로 배리모어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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