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학 OT의 이미지는 '대학생활 안내'라는 본연의 기능에도 불구하고, '술 파티'와 '얼차려', 그리고 마지못해 하는 '장기 자랑' 등의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다.
그것도 대형버스를 수십 대 대절해야 하는 먼 거리에 있는 유명 관광지를 찾아 '대학생활 안내'도 '관광'도 아닌 어중간한 '친목행사'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외부로 OT를 다녀오면 기억에 남는 것도 없이 황당한 사건사고가 꼬리를 물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 지역대학의 신입생 OT는 예전과는 달리 '검소하고' 또 '의미 있는'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18일 지역대학들에 따르면 지역에 있는 대부분의 대학은 올해 OT를 교내에서 간소하게 치르고 있다.
18일부터 24일까지 2차례로 나눠 OT를 갖는 목원대의 경우 1차례 당 2박3일의 일정으로 각종 프로그램과 숙식이 모두 교내에서 진행된다.
특히 이번 목원대 OT에서는 영화학부 3학년 재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15분 분량의 영화 '슈퍼키드'가 상영된다. 이 영화는 고교생들의 현실탈출 욕망을 적절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신입생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물론 신입생들의 친밀감을 높여줄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전대는 오는 25일 하루를 활용해 제 기능에 충실한 OT를 계획했다.
대전대는 이날 오전에는 학과별 수강신청을 진행한 뒤 오후에는 선배들의 환영무대와 총장인사, 레크리에이션, 초청강연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그야말로 군더더기 없는 프로그램을 준비해 신입생들을 환영하고 학교생활을 안내하는 자리로 준비했다는 것이 대학 관계자의 설명이다.
오는 25일과 26일 양일간 신입생 OT를 갖는 건양대는 OT를 호프(HOPE:Heart of Precious Education)캠프로 명명하고 의미 있는 행사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우선 이번 건양대 OT에서는 음주가 철저하게 금지되며, 숙식을 비롯한 모든 행사는 교내에서 진행된다. 건양대는 그동안 길러준 부모님과 스승님에게 편지 쓰는 시간을 마련했으며, 유명 인사들의 특강을 통해 신입생의 각오를 다지도록 했다.
지역대의 한 관계자는 “최근 2~3년 전부터 지역대학들이 교내에서 OT를 갖는 분위기”라며 “학교 입장에서도 사고걱정을 하지 않아 좋지만 학생들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외부 OT보다 비교적 깔끔한 교내 OT를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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