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준공된 이곳 H연립 3개 동은 곳곳에 금이 가고 천장이 기우는 등 위험한 상황이지만 개인 시설물로 취급돼 행정기관도 안전조치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곳 빌라는 대전지역 재난 특정관리대상 3143곳 중 유일하게 D(위험)등급을 받아 지난 2003년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된 곳이다. 재난위험시설은 건물이 노후화되거나 손상돼 안전이 위험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긴급한 보수·보강 및 사용 제한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재난위험등급 판정 8년이 지난 이 빌라는 대대적인 보강공사를 벌이거나 재건축을 해야지만 입주민들이 대부분 고령인데다 불안감에 다른 곳으로 이주한 상태여서 그것도 쉽지 않다.
입주민 박모(67)씨는 “건물 벽마다 난 금을 따라 비만 오면 방안까지 빗물이 새는 상황”이라며 “창문도 제대로 열리지 않을 만큼 건물이 틀어져 있어 집에서 지내기가 상당히 불안하다”고 말했다.
긴급 보수나 사용제한 등의 조치가 필요한 연립주택이 대책없이 장기간 방치되면서 해빙기 안전사고 위험 우려까지 낳고 있지만, 행정기관도 별다른 조치를 못하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매달 건물의 변화를 현장에서 확인하고 위험이 발견되면 대피명령을 내릴 수 있다”며 “하지만, 개인 시설물에 해당해 재정적 지원은 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이곳 입주민들이 모여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협소한 부지와 추가 비용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지난주 새로운 재건축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조합원들과 협의한 상황”이라며 “낡은 건물에서 하루하루 불안해하는 주민들을 위해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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