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확보와 간호사 기숙사, 행정실 이전 등을 위한 병원들의 인근 부동산 매입이 이어지면서 일부에서는 시세보다 월등히 비싼 금액을 요구하는 일명 '알박기'도 만연하고 있어 병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전성모병원은 얼마 전 병원 인근의 8층짜리 건물을 매입해 교수회관을 개원한데 이어 간호사 기숙사 활용을 위한 5층짜리 교회 건물을 매입했다. 또 좁은 주차공간 해소를 위해 인근의 부지를 매입하기 시작해 3필지의 250대 상당의 주차가 가능한 부지도 매입했다.
그러나 주차장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330㎡ 규모의 부지를 시세보다 3배 이상 비싼 금액을 요구하며 양도를 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인근 부지는 3.3㎡당 2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지만, 주차장에 포함된 토지는 700만원까지 요구하고 나선 것.
병원측은 오랜시간 협상끝에 주차장 공사를 포기할 수 없어 600만원 이상의 금액으로 거래를 성사시켰다는 후문이다.
동구 삼성동의 한국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병원을 내원하는 환자가 급증하면서 주차장이 부족했던 한국병원은 인근의 빌라 2개동과 주택을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1채당 2000만원선에 거래되던 빌라를 한 소유주가 1억7000만원까지 요구해 주차장 공사를 마무리 하지 못하고 대치해왔다. 더이상 공사를 미룰 수 없었던 한국병원측은 소유주가 요구하는 금액대로 집값을 지불하고 빌라를 매입할 수 있었다.
한국병원 관계자는 “당초 2000만원 선이던 빌라가 매입을 시작하면서 3000만원, 6000만원까지 거래가격을 올리더니 1억7000만원이라는 터무니 없는 금액을 요구해 힘들었다”며 “하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주차장 공사가 시급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 가격에 살 수 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
을지대병원도 병원 뒤편의 약국 상가 건물을 매입해 교수연구실과 행정동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인근 모텔 2개동도 의료진 기숙사로 활용하고 있다. 선병원도 병원 인근의 빌라들을 매입해 의료진 기숙사로 활용하고 있으며, 인근 상가를 사들여 행정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선병원 관계자는 “병원측이 인근 부동산을 매입하기 시작하면 시세보다 높은 금액을 요구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애초에 병원 부지를 넉넉하게 구입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규모가 커지면서 이같은 애로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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