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요한]봄을 맞은 새내기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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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한]봄을 맞은 새내기들에게

[목요세평]이요한 목원대 총장

  • 승인 2010-02-17 14:32
  • 신문게재 2010-02-18 20면
  • 이요한 목원대 총장이요한 목원대 총장
설날 아침에 기도로 새해를 다시 시작하며 어린시절 설날에 대한 흐려져 가는 기억을 떠올려 보기도 하고, 가족 간의 그리운 정과 수많은 이야기 속에 즐거움을 생각도 해본다. 눈 내린 설날의 겨울풍경은 마음속에 한 폭의 수묵화를 느끼게도 하고 비움으로써 채움을, 채움으로써 비움을 마음속에 담아보기도 하는 순수의 세계, 그 풍경 속을 마음껏 뛰어 다니던 시절도 떠올려 본다.

▲ 이요한 목원대 총장
▲ 이요한 목원대 총장
조그만 고드름이 대롱 대롱 매달려 있는 창가의 풍경도 머지않아 푸릇한 새싹과 샛노란 봄꽃으로 화려한 새 단장을 할 것이고, 도안동 자락에 자리 잡은 대학 캠퍼스 한쪽에 자리한 오래된 매화나무에도 봄의 향기를 전하는 분홍의 눈부신 화려함과 소박함이 보는 이로 하여금 발걸음을 멈추게 할 것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온 것이다.

사군자의 하나로 봄을 상징하는 매화를 보노라면 꽃의 자태는 물론이요 은은하게 퍼져가는 꽃향기로 세상의 이기적인 것에서 벗어나 깨끗함으로 향기를 품어 그 향기를 전해주고 싶은 그런 사람들의 마음이 붓끝을 통해 전달되는 듯 마음은 어느새 잔잔해진다. 이른 봄 길가에서 문득 마주하는 설중매 또한 그 소담스러움에 눈을 떼지 못하기도 하는데 이는 작은 것 하나에도 보는 즐거움, 향기로움에 마음을 품어보는 기쁨이 봄을 기다리는 모든 이들의 마음이기도 할 것이다.

이맘때쯤 대학은 새 학기 준비로 분주함속에서 떠나보내는 스승의 아련함이 온 교정을 물들이는 학위수여식과 신입생들의 활기찬 웃음소리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시기다. 새내기들을 맞이하는 이때쯤이면 집무실에 들어가기 전에 채플의 기도실에 들러 한 시간을 쉼 없이 기도한다. 언제나 저들이 꿈과 희망을 간직하기를, 긍정 속에서 세상을 향해 베풂과 나눔의 향기를 품어 몸과 마음속에 이를 담아내는 아름다운 성인으로 성장하기를, 그리고 찬바람과 눈송이를 견디며 피어나는 작은 매화처럼 누군가를 위해 그윽한 향기를 품어 전해주는 그런 사람들이 되어주길 간절히 기도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하고 싶은 것이 없다. 잘 하는 것이 없다. 사실 그들도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것이 분명히 있다. 단지 자신을 몰라서 그럴 뿐이다. 그래서 꿈을 간직한 젊은이는 해 보고 싶은 것과 꼭 해야만 하는 것을 위해 끊임 없이 시도한다.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 지 도전하고,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젊은 날의 꿈은 그 높이만큼 자신이 성장해가며 그리 되리라는 믿음과 기도가 더해질 때 비로소 현실로 펼쳐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대학의 어느 졸업생은 그림을 통해 세계적인 예술가로 그 명성을 드높이기도 했지만 그림 그리는 작업이 평소 자신의 꿈이었기에 언제나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한다. 또 다른 졸업생은 하반신 장애를 극복하고 예술가로 멋진 생활을 즐기고 있다. 모두가 꿈이 있었기에,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일 것이다. 그들이 꿈을 꿀 수 있고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오늘 나의 사명으로 받아드린다. 우리 새내기들은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자신이 선택한 학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긍정적인 생각과 행동은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으며 모든 것에 즐거움으로 다가설 수 있게 만든다. 긍정의 생각으로 강의실에서는 경청과 스승을 존경하며 배우고 따르려는 자세를, 강의실 밖에서는 다정한 교우관계를 통해 이해와 배려를 실천하고 주변의 것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품어낼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는 우리 새내기들을 믿는다. 봄에 꽃을 피웠다고 모든 나무가 가을에 풍성한 열매를 맺는 것은 아니리라. 수확의 기쁨은 부지런하고 정성스러운 농부의 땀방울의 결실일 진대, 비록 오늘 철없이 웃고만 있는 저들에게 부지런한 농부의 마음으로 정성을 다한다면 반드시 훗날 기쁨의 미소를 지으리라.

꿈을 갖고 긍정적인 생각 속에 자신의 향기를 마음껏 발산하는 멋진 젊은이, 대학 새내기들에게 보내는 마음의 편지가 새봄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에도 매화의 진한 향기처럼 펴져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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