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수 정치팀 |
이 전 지사는 지난해 12월 초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며 지사직을 사퇴할 당시 차기 충남도지사에 불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전 지사는 지난 10일 홍성에서 열린 특강에서도 “말대로 책임을 지겠다고 물러난 사람이 개인의 정치 행보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며 불출마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전 지사의 측근과 지지세력을 중심으로 이 전 지사의 출마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부에서는 이 전 지사가 세종시 수정안에 맞서 싸워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사직 사퇴로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렇다면 이 전 지사가 분명히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출마설이 흘러나오는 것은 무엇일까. 물론 이 전 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인에게 지지율은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지지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명분이다.
이 전 지사가 사퇴했지만 세종시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전장의 최일선에 선 장수가 마음에 안든다고 그 직을 버리는 것 만큼 무책임한 것도 없다. 도지사의 앞장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 전 지사의 사퇴는 대안도 아니며, 결코 환영받을 수 없는 것이었다. 이 전 지사가 차기 도지사 출마의 명분을 가지려면 청와대와 한나라당 지도부를 설득, 자신이 밝힌대로 세종시 원안을 관철시켜야 한다. 당선된 뒤 또 다시 사퇴할 생각이 아니라면 말이다.
지금 충청권에 필요한 도백(道伯)은 충청의 목소리를 모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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