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의]자연과 함께하는 녹색기술 '물(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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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의]자연과 함께하는 녹색기술 '물(HO)'

[사이언스칼럼]임현의 한국기계연구원 프린팅공정·자연모사연구실 선임연구원

  • 승인 2010-02-15 13:20
  • 신문게재 2010-02-16 21면
  • 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원한국기계연구원 선임연구원
'쌀이 부족하다면 밀이 대신할 수 있습니다.
화력이 부족하다면 풍력이 대신할 수 있습니다.
차에 기름이 부족하다면 전기가 대신할 수 있습니다.

물이 부족하다면?
물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물밖에 없습니다.'

▲ 임현의 한국기계연구원 프린팅공정·자연모사연구실 선임연구원
▲ 임현의 한국기계연구원 프린팅공정·자연모사연구실 선임연구원
요즘 자주 나오는 공익광고다. 물을 주제로 한 2009 공익광고제에서 대상을 차지한 '물, 대신할 수 없는 것'이란다. 식량, 에너지 그 어느 하나 삶을 유지해나가는데 부족하면 안 되는 것들이지만, 유독 물의 소중함을 강조하고 있다.

마야의 달력이 2012년 끝난다는 소재로 지구의 멸망과 새로운 시작을 다룬 '2012'란 영화에서 지구는 물로 인하여 멸망의 위기를 맞으며 이는 성서에 있는 '노아의 방주'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의 큰 동기를 제공한 마야문명의 본거지인 마추피추는 얼마 전 큰 홍수로 고립되어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지구곳곳에서 들려오는 연이은 가뭄, 홍수, 폭설…. 지구의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과 해수면의 상승…. 이 또한 근본은 물에서 시작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태백지역의 가뭄으로 물의 소중함을 절실히 맛보았고, 해수면의 상승으로 이미 많은 수의 해수욕장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꼭 물에 국한해서만이 아니라, 삼한사온의 어김없던 겨울철 날씨의 규칙은 불과 몇 년 만에 추억이 되어버렸고 우리나라는 이제 더 이상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뚜렷하지 않은 아열대가 되어 버렸다. 그런데 우리가 두려워해야 하는 점은 이러한 사실을 우리 모두가 너무나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걱정이나 경각심이 점점 줄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에서 지구의 이러한 변화에 인지하고 녹색성장이 우리 모두가 살길이라 표방하였지만, 경제논리가 중요한, 현재의 삶이 최우선과제인 현실에서 실제로 지구를 고려하는, 자연을 고려하는 녹색성장이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는 아직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떠한 방법으로 진행이 되더라도 녹색성장은 인류가 가야하는 길임에 틀림이 없다. 녹색성장은 녹색기술에서 비롯되며, 그 기저에는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자연과 함께 하겠다는 자연에 대한 배려가 성장보다 항상 그 바탕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기에 우리는 모두 겸허한 마음으로 자연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지금까지 진화 해온 수많은 과학적인 사실들과 이치들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그 이상의 가치와 가르침을 내재하고 있다. 수많은 자연의 가르침 중에서 자연을 배워 우리가 실현할 수 있는 물에 대한 녹색기술의 예를 보자. 항상 습기가 많은 연못가에서 그 청초함을 유지하는 연꽃잎. 연꽃잎은 물을 싫어하는 특이한 구조와 화학물질로 코팅이 되어 있어 물가에 있지만 항상 건조한 상태로 있을 수 있으며, 더욱이 비가 오면 꽃잎표면의 더러운 흙을 스스로 세척해 내는 자기세정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연꽃잎을 닮은 표면을 만들 수만 있다면, 더러움을 제거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세제는 불필요해지고, 물의 사용량도 대폭 줄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인 나미브사막에서 아침 안개를 포집하여 생명을 유지해가는 딱정벌레. 스테노카라라는 이 딱정벌레는 등껍데기가 물을 싫어하는 부분과 좋아하는 부분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어 안개로부터 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러한 딱정벌레의 등껍데기를 만들 수만 있다면 태백지역에서는 더 이상 가뭄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이러한 기술이 개발되기 위해 수반되는 일련의 과정들과 실제로 사용되고 난 후 사후처리까지 또한 자연을 고려해야 함은 물론이다.

지구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물,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는 물, 어디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물이기에, 우리는 물의 소중함과 그 위력을 간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물을 포함한 자연을 더 이상 우리의 이기주의를 받아주지 않을 것처럼 보이며, 이제는 우리가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이끌어야하는 시각에 도달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과 함께 하는 녹색기술이 녹색성장의 기둥이 되어주길 바라며, 나 또한 그러한 사람이 되길 위하여 노력할 것을 부슬거리는 겨울비를 바라보며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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