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계 조종국 전 대전예총 회장이 쓴 신약성경 갈라디아서 구절이 사무실 한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안기호 (주)대전프뢰벨 대표이사 사무실에서 최근 중앙경실련 공동의장에 선출된 안기호 의장(대전천성감리교회 장로)을 만나 소감과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20여년동안 시민사회운동을 하면서 대전 경실련 대표로서 지역 현안을 다뤄왔습니다. 시민운동이 사회의 이해 집단과 정치 현안과 맞물려 부풀려진 경향도 있었고 반정부 활동이라는 인식도 있었습니다. 한번쯤은 어떻게 출발할 것인가 하는 재점검의 시대가 온 것 같습니다. 우리 경실련의 목적에 맞는 전문적인 사업을 중점으로 활동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스스로 눈에 보이지 않는 이해와 맞물려 완장을 차지 않았나 반문해보고 반성해봅니다. 시민단체가 자기 정체성을 갖춘 전문성이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연대사업이 백화점식으로 이뤄진데 대해 자성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올 한해동안 경실련은 어떤 주요 활동들을 계획하고 있는지요.
▲쓰레기 처리시설을 만들어 에너지를 자원화하자는 운동이 전국적으로 광풍처럼 일고 있는데 이게 엄청난 예산 낭비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액수를 들여 시설은 만들어놨는데 작동이 안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감시운동과 모니터 활동을 할 것입니다. 또 중소상인의 권리를 찾는 부분에 있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공정거래 감시운동을 펼칠 계획입니다. 재개발 재건축과 관련해 모니터링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국민들의 행정에 대한 감시와 비판, 대안 제시 역시 필요합니다. 전국 경실련의 통일성을 제고하고 전국 상근자들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지원할 것입니다. 더불어 농협중앙 시스템의 문제점을 찾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농업 개혁에 앞장설 것입니다.
-의장님은 어떤 경제적 운동을 구상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열심히 땀흘려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서민 경제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동네 경제를 이해하고 고민하고 함께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합니다. 대기업들이 독점과 담합을 일삼고 소비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인식이 팽배해 있습니다. 저에게 공동의장을 맡으라고 한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면을 같이 고민하고 조정해가는 역할을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양쪽을 조정하고 중재하는 달란트를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의장님은 20여년동안 시민운동을 해오셨는데 배경이 궁금합니다.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때부터 어머님의 기도 속에 신앙생활을 해오면서 자연스레 약자의 편에 서는 시민운동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 시민운동이란 것이 일제때는 항거하고 독립운동하는 것에서 70년대에는 독재에 항거하고 정의로운 운동을 펼치다가 최근에는 반정부활동, 반시장 정책처럼 보여지고 있습니다.
케네디 대통령은 생전에 “우리는 모두 역사의 심판대에 오를 것”이라며 “정직했느냐, 최선을 다했느냐”고 물었는데 심판대에서 “예”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개인이나 시민단체, 정치인 등 모두가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우리의 역사 속에 심판 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당리당략. 당장의 눈앞 이익에 급급해 역사적 심판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내가 옳다고 주장하는 모든 것들이 역사 앞에서 어떻게 평가될 것인가 두려워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경실련의 역사가 10년후, 20년후 어떻게 평가될 것인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경실련의 주요 사업에 대해 소개해주시죠.
▲금년도 선거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분석하고 자치단체장 활동을 점검하고 평가한 다음에 선거를 치르도록 할 것입니다. 선거 도우미 역할을 하게 되죠. 전국 각 지역별로 지역본부를 구성하고 선거대책본부는 각 시도별로 구성할 것입니다. 3월중 16개 광역단체장과 지방의원들에 대해 평가하고 개발공약 감시운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또 경제분야에서는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일자리 창출 운동을 전개하고 국가재정관리를 위해 예산 강화운동을 펼칠 것입니다. 금융감독체제 활동과 중소상인 살리기운동을 비롯해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시군통합의견 개진. 정치제도 개혁에 앞장설 것입니다.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운영 분석 개선촉구와 의료분쟁 피해, 의료활동 감시에도 주의를 소홀히 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회분야에 있어서도 의약품 살리기 개선운동, 약가 개선문제, 국민건강문제를 살펴볼 계획입니다.
-매일 아침마다 간부들과 기도와 예배로 하루를 시작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예. 18명의 간부와 '하늘양식'교재를 보고 기도하고 찬송하며 하루를 엽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선택할때 즐거울때, 기쁠때. 괴로울때. 두려울때. 고통스러울때 참는 지혜와 자제를 보십니다. 감정 조절 능력을 보시는거죠.
교육의 기회는 사람을 만드는 희로애략의 감정을 깨닫게 합니다. 희로애락 감정이 많을수록 좋은 것이죠. 주어진 상황에서 긍정적인 사고를 하고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인간관계에도 도움을 줍니다.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것은 제 어머님이 제게 주신 신앙입니다. 복의 근원은 겸손이라고 생각합니다. 완장을 차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