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자치구들이 오랜 전통에 따라 올해도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 설 위문금을 전달했지만, 일부 기초생활수급자들은 오히려 불쾌함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자치구가 재정적 어려움에 위로금을 지난해보다 절반으로 줄이거나 상품권 대신 선물세트로 바꿔 지급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어려운 구 재정 형편상 줄어든 위로금을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적어진 위문금에 더 쓸쓸함을 느낀다는 불만까지 반응도 다양하다.
대전시 5개 자치구는 올해 설 명절을 앞두고 관내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 1만~2만원 상당의 재래시장 상품권이나 물품을 전달했다.
대상은 동구 958세대, 중구 2300세대, 서구 3040세대에 이른다. 민족 큰 명절에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더욱 쓸쓸함을 느낄 가정에 위로 차원에서 작은 생필품을 전달해 온 관례를 이은 것이다.
그러나 일부 자치구가 지난해보다 위로금을 줄이거나 상품으로 바꿔 전달하면서 고마움보다는 불만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서구는 지난해까지 2만원 상당의 재래시장상품권을 수급자들에게 전달했지만, 올해는 만원으로 액수를 줄였다. 유성구 역시 2만원 상품권을 전달해오다 올해는 단가를 줄여 김 선물세트로 품목을 바꿨다. 광역단위 자치구들이 겪는 재정적 어려움때문에 택한 고육지책이지만 기초생활수급자 중 일부선 만원짜리 상품권이나 김 선물세트는 너무 야박하다며 불만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욱이 대전시나 동구, 중구, 대덕구는 위문금을 종전 그대로 유지해 서구와 유성구의 기초생활수급자들이 겪는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크다.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전 모 씨는 “즐거운 명절을 보내라면서 보낸 상품권 만원으로 도대체 무엇을 살 수 있느냐”며 서운함을 비췄다. 또 다른 수급대상자는 “무료로 지원한다고 자치구가 마음대로 품목을 변경한 것 같다”고 서운함을 표출했다.
반면, 해당 자치구는 어려운 재정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치구 관계자는 “같은 금액이지만 고맙다고 전화하는 주민이 있는가 하면, 도로 가져가라고 윽박지르는 주민도 있다”며 “자치구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절약한다는 의미로 올해 위문금 규모를 조금 줄였다”고 이해를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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