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한 번 뿐인 졸업식을 의미 깊은 행사로 치르는 '착한 졸업식'도 많은 학교에서 진행되고 있어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11일 오전 11시, 대전버드내중학교에서는 참되고 뜻깊은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을 하는 3학년 학생들이 그동안 고생했던 담임 선생님들을 위해 단상에 자리를 마련, 가슴에 꽃을 달아드리면서 시작됐다. 학생들은 일제히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올렸고, 선생님들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면서 학생들에게 화답했다.
최중호 대전버드내중 교장은 축사에서 관상어 '코이'를 빗대 학생들이 큰 꿈을 갖고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코이'는 일본인들이 많이 기르는 물고기로 작은 어항에 넣어 두면 5~8cm 밖에 자라지 않지만 수족관이나 연못에 넣어두면 15~25cm, 강물에 방류하면 1m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교장은 학생들이 더욱 큰 무대에서 자신들의 꿈을 펼치기를 기대한 것이다.
대전버드내중은 또 졸업식이 끝난 후 특수학급 졸업생들이 제과제빵실습에서 익힌 실력을 발휘, '사랑의 빵' 1000개를 만들어 그동안 자신들을 돌봐준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앞서 지난 10일 열린 호수돈여자중학교 졸업식도 착한 졸업식으로 눈길을 모았다.
학교 강당을 원형 테이블과 소파형 의자를 놓아 연회장처럼 꾸며 형식적인 졸업식이 아닌 아름다운 연회를 방불케 했다. 지정된 테이블에 졸업생과 교사가 함께 앉아 교사는 준비된 상장과 앨범 등을 나눠 주고 덕담을 건네며 떠나는 제자들과 사제간의 정을 나눴다.
졸업식장에서는 졸업생들의 3년간 모습을 담은 UCC(손수제작물)도 15분간 상영됐다.
지난 10일 인근 대학에서 학사모를 대여해 학사가운을 입고 졸업식을 올린 온양여고도 주목을 받고 있다.
졸업생들이 정든 모교를 떠나며 후배들에게 '교복물려주기'운동을 펼쳐 절반에 가까운 150여 명의 졸업생이 후배들에게 교복을 물려줬다. 최근 교복찢기, 밀가루 세례 등 불미스런 풍경으로 졸업식의 의미가 퇴색하는 상황에서 참된 졸업식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가 된 것이다.
안흥원 온양여고 교무부장은 “최근 막장 졸업식이 사회문제로 심각해지고 있는데 이는 학교에서 분위기를 조성하고 졸업생들이 몸소 느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으로 착한 졸업식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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