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송 중 이런 제목의 노래가 있다. Just a perfect day !!
제목은 완벽한 하루지만 여기엔 반어법이 숨어 있다.
결코 행복하지 않은 날임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괜찮은 하루였어...
정말 더할 나위 없는 하루야... 라는 노래이다.
늘어지는 멜로디와 함께 부르는 가수의 목소리에도 활기란 찾아 볼 수 없다.
결혼은 무엇일까 ? 또한 여자들의 삶은 어떤 것 일까 ?
부모가 주었던 그 사랑 이상으로 자신을 행복하게 해줄 사람을 믿고, 그 꿈에 젖어 일생을 그와 함께 하기로 선택한다. 그것이 결혼이다.
하지만 그 후 우리는 그것의 실체에 눈을 크게 뜰 수 밖엔 없다. 여자에게 있어 결혼은 해피엔딩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의 시작인 것이다.
매일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임신, 출산, 육아를 반복하는 이 일상들…. 만만치가 않다. 이런 삶을 힘들다 여기지 않고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이 행복감으로 이어지는 주부도 있다. 하지만 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이것이 전업주부만의 일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결혼한 여성들의 겪는 똑같은 일상이다.
요즘 늘 머릿속에 끊이지 않는 생각들 중의 하나가 이것이다. 그런 생각이 이어져서인지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어느 완벽한 하루』가 한눈에 들어왔다. 현실을 살아가는 30대 주부 다섯명의 하루를 그린 소설이다. 『알링턴파크 여자들의 완벽한 하루』는 20, 30대 많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다. 이 소설은 참으로 사실적이고 독특하다. 그래서 좀 특별하게 보인다.
미국 TV드라마 '위기의 주부들'과도 흡사하다.
첫번째 인물은 줄리엣, 남편의 근무지를 따라 알링턴파크로 이주해온 고등학교 영어교사이며 남편의 성공적인 삶을 위해 자신이 희생을 하고 있다고 여긴다. 두번째 인물은 전업주부 어맨다, 그녀는 오직 집안을 쓸고 닦는 데만 전념한다. 이유는 남편에 대한 불만에 휩싸여 집안일에 몰두 할 때만 죽고 싶다는 충동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번째 인물은 솔리, 그녀는 네번째 아이를 임신했으며 넉넉지 않은 삶을 산다. 돈이 더 필요한 나머지 남는 방에 하숙생을 받는데 그들과 접하면서 솔리는 자신의 삶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네번째 인물은 크리스틴, 알링턴파크 여자들을 들썩하게 하는 성격의 소유자다. 동네 여자들의 모임을 주선하고 그녀가 보기에 바람직한 사람들을 알링턴파크로 끌어들이려고 한다. 이유는 그런 품위있는 사람들이 살아야 동네수준이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다섯번째 인물은 메이지, 그녀는 복잡한 도시를 떠나 교외에서 살기를 원하지만 알링턴에 온 후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불만감에 사로잡혀 살아간다.
이 여성들의 생활을 보면 그녀들은 자신만의 상념에 잠겨있고 일상은 불만과 권태로 가득하다.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너무도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사실적인 묘사와 함께 낱낱이 날카로운 필체로 묘사해 놓아 답답한 마음이 밀려오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 새로운 혜안을 갖게 되었다. 결혼생활을 모르고 그것을 절대적인 영원한 행복이라는 테두리안에서만 생각한다면 늘 그것에 대한 동경이 있어,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했을 때 그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늘 불만과 불안을 안고 살거나 그 자체를 포기할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라고 말이다. 결혼생활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좀 더 행복하게 되기를 나는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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