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노인 절반 지하수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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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노인 절반 지하수 마신다

냉골방 생활 등 주거환경 열악… 33㎡미만 거주자도 4800여명 달해

  • 승인 2010-02-08 17:49
  • 신문게재 2010-02-09 2면
  • 최두선 기자최두선 기자
#1. 충남 논산에 사는 A(67)씨 부부는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한다. 밥을 먹고 나면 가끔씩 탈이 나지만, 나이가 들어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지내다 같은 일이 반복돼 얼마 전 병원을 찾으니 식수로 이용하는 지하수에 있는 균 때문인 것 같다는 의사의 설명을 들었다. 하지만 당장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아 지하수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설겆이하는 물도 끓여서 하는 판이다.

#2. 부여에 사는 B(68)씨는 겨울만 되면 추운 골방에서 두터운 이불을 층층이 덮고 생활한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기름값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8일 충남도가 내놓은 충남 노인생활실태조사 및 DB구축 연구 기초분석연구보고서에는 열악한 도내 노인들의 주거환경이 상세하게 담겨있다. 도내 노인 가구 중 식수로 수돗물을 사용하는 비율은 52.1%로 절반을 갓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지하수와 우물을 이용하는 노인가구는 45.6%에 달해 도내 노인들이 표준화된 식수를 이용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태를 그대로 보여준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식수 제공이 노인들의 건강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감안하면 개선 및 지원책이 시급하다.

주택 난방방식도 노인 가구의 절반이 넘는 57.9%가 기름보일러를 사용하고, 가스보일러와 심야전기 보일러는 각각 15.5%의 가구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유지비가 저렴한 태양열 등 친환경 에너지 사용은 전체의 0.1%에 그쳐 난방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구조다. 노인 가구의 난방방식에 대한 지자체, 그리고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집안의 각종 환경도 노인들에게는 취약한 점이 수두룩하다. 침실의 야간조명 및 스위치는 94%가, 비상연락장치는 93%가 없어 위급 상황시 연락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고, 욕실과 거실, 부엌 등 집 내부에는 미끄럼방지 시설, 방범창, 보행지원 안전손잡이 등의 시설이 없어 사고 위험이 상존한다. 33㎡(10평) 미만의 공간에서 주거하는 노인들도 4821명이나 돼 적정한 주거면적 확보를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

도 관계자는 “노인들은 대부분 오래된 단독주택에 거주하고 있고, 내외부에 거동이 불편한데 따른 안전시설 등이 거의 없고, 노후화돼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노인들의 편안하고 안전한 주거생활 지원책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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