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홍규 변호사·전 대전시 정무부시장 |
반면, 대전은 수도권의 폭발적 성장, 고속철도 등 광역교통망의 완비 등으로 중부권거점도시로서의 위상이 약화되고 있고, 충남도청의 이전, 세종시 건설 등은 행정도시로서의 위상마저 불안하게 하고 있으며, 기업도시, 혁신도시, 연구개발특구의 확산여론 등은 첨단과학도시로서의 위상을 뒤흔들고 있다.
또한, 대덕연구개발특구 지정으로 인해 정부의 많은 지원을 받고 있고, 바로 인근에 세종시가 건설될 예정이라는 이유로 대전은 각종 국가균형발전전략에서 소외되고 있는데, 최근 자기부상열차, 로봇랜드,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국책사업 공모에서 대전이 연이어 탈락한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그것에 있다. 한편, 대전은 외형적인 포용성 뒤에 숨은 높은 무고율, 님비현상, 상호비방, 중앙정치의 재판(再版) 등으로 인해 정서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이제 대전은 과거, 현재, 미래에 관해 예지력을 갖고, 대전만이 가진 도시성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한 차원 높은 발전을 꾀해야 할 때이다. 대기업 및 투자유치로 대전을 울산처럼 만들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 대전만이 가진 인프라를 이용해 가장 대전다운 전략을 만들어 대전발전을 통하여 국가발전에 기여한다는 접근을 해야 할 것이다.
대전시가 G9프로젝트를 통해 인근도시와 교류, 협력, 상생을 꾀하는 것은 거점도시로서의 위상을 제고하는 좋은 정책이다. 대덕연구단지는 최근 연이어 탈락한 3대 국책사업을 합한 것보다 더 큰 국책사업이므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을 이끌어 내 이를 집중 육성토록해 대한민국의 영원한 먹거리 창출의 샘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도심을 휘감고 있는 3대 하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해 시민들에게 문화, 레저, 스포츠의 공간으로 돌려주는 일 또한 가장 대전다운 전략이다. 따라서, 30년 이상 대전천에 뿌리박고 있던 중앙데파트, 홍명상가를 철거한 것은 길이 기록될 일이다. 대전의 낭만과 추억이 서린 목척교를 중심으로 한 중앙로 주변을 다양한 문화의 공간으로 바꾸는 일 또한 대전을 대전답게 만드는 중요한 일이다.
문화예술의 전당, 문화재단, 문화예술 인재육성 등 문화예술 인프라를 확충해가는 것 역시 예향의 고장 대전을 가장 대전답게 만드는 일이다. 도심 곳곳에 나무를 심어 숲의 도시, 푸른 대전을 만드는 일 또한 도시의 경쟁력을 한껏 높이는 일이다. 나아가, 충청인의 밑바닥 정서에 흐르는 선비정신을 함양하고 배려와 존중의 풍토를 만들어, 충의예절의 대전을 만들고자 하는 정서적인 노력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그러니 할 일이 많고 바쁘다. 쉬지도 말고 서두르지도 말라고 했던가! 머리 숙여 우리 주변에 흩어져 있는 대전의 도시성을 찾아내 풍부한 상상력과 창의적인 사고로 융합하여 오직 하나 뿐인 '글로벌 대전'을 함께 열심히 만들어 보자. 오직 하나뿐인 것은 세계 최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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