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비유학 장학 제도의 실효성을 근본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4일 오전 충남도청 기획관리실장실에서 열린 충남도의 주요 교육협력사업 자체 평가회의에서 도의 관련 부서 공무원 및 도 교육청과 학부모, 대학교수, 언론인 등 11명의 평가위원들은 저마다의 의견을 내놓았다.
이날 회의의 평가대상은 도가 추진하고 있는 '농어촌지역 방과후 영어학교'와 '중국어 캠프·방과 후 중국어학교', '대학생 도비 유학 장학제도' 등 3개 사업으로 방과후 영어학교에 대한 의견이 가장 많았다.
교육청 추천으로 참석한 학부모 이명옥 씨는 방과 후 영어학교와 관련해 “아이를 철저히 공교육에 의존하겠다고 다짐했던 터라 정말 고맙고 반가웠지만, 현장에서 보니 문제도 많았다”고 운을 뗐다.
이 씨는 “원어민 교사는 1년이 지나면 그냥 가버리거나 농촌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말도 없이 가버리는 경우가 있었고, 근무시간(수업을 해야 할 시간) 중 인터넷을 하는 등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현장의 문제점을 전했다.
그는 “수업 계획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 등 원어민 교사의 의지나 열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도 교육청 이혜주 장학사는 “도내 171개 읍ㆍ면에 배치된 원어민 교사를 한 울타리에서 관리하는 체제가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4년제 대학 졸업 이상 등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지도 능력을 갖춘 교사를 선정하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무승 전 대전대 교수는 “한국은 영어열풍으로 원어민 교사가 서울로 대부분 몰려 지방은 좋은 인력을 찾기 힘들다”며 “뽑아놓은 원어민 교사도 지도능력이 떨어지거나 통일된 교재와 지침을 줘도 따르지 않아 학생들이 편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안 전 교수는 “교통비 등만 제공해 자원봉사 개념으로 도내 171개 읍ㆍ면 원어민 교사를 감독 관리할 수 있도록 코디네이터를 둘 필요가 있고, 농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 장학사는 “이미 교육청에서 코디네이터를 선발, 어느 정도 사전 교육을 마쳐 본격 업무에 들어갈 것”이라며 “도에서 이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을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중국어 캠프와 관련해선 도 나창호 교육협력담당관이 “여름에 충남 예산에서만 하는 것은 특정 지역에만 혜택을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 나온다”고도 했다.
공주대 배성의 교수는 “중국어의 필요성은 알지만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2외국어 선택을 많이 기피하고 있어 저변 확대가 우선 필요하다”고 했다.
대학생 도비 유학 제도와 관련해선 참석한 여러 평가위원들이 “1인당 1억 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 대학생 2명을 유학보낸다는 것은 실효성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도 담당자는 “오늘 평가 회의 결과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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