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동생이 태어나는 바람에 동생에게 부모의 사랑을 뺐겼다고 투덜거리는 요아킴. 요아킴은 바람 잘 날 없던 부모가 갑자기 서로에게 잘해주던 것부터 수상하다고 말한다. 니콜라는 아빠와 엄마가 서로에게 미소를 날리는 게 수상쩍다. 자신도 부모에게 버림받는 건 아닐까, 겁을 먹는다.
“나에겐 꿈이 없었다.”
영화 ‘꼬마 니콜라’는 이 말로 시작한다. 꼬마 니콜라, 선생님이 ‘장래 희망’이라는 주제로 작문을 시키자 “되고 싶은 게 없다”라며 고민에 빠진다. 절망에 빠진 거냐고? 천만에 말씀. “지금의 삶이 너무 행복하기 때문에 바뀌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다. 영화를 보면 니콜라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
‘꼬마 니콜라’의 원작은 프랑스의 국민동화다. 프랑스 국민만화 ‘아스테릭스’의 창조자 르네 고시니가 글을 쓰고, 장 자크 상페가 그림을 그린 ‘꼬마 니콜라’는 낙천적인 성격에 늘 자잘한 사고를 몰고 다니는 니콜라를 주인공으로 웃음과 눈물, 삶의 씁쓸함을 함께 담아내 큰 인기를 얻었다. 훗날 30개 언어로 번역됐고, 총 1800만부가 팔렸으니 세계 어린이들의 마음도 움직인 셈이다.
백만장자 도련님과 동네 불량배 기질이 다분한 싸움꾼 등 모두가 계층 간의 갈등 없이 친구가 될 수 있는 그 안온하고 평화로운 세계, 동화에서 “부모님이 숲에 자식을 갖다 버렸다”는 문장만 나와도 일제히 “헉” 소리를 내며 깜짝 놀라는 아이들이 순진무구함. 그 착하디착한 세계를 노스탤지어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감독은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이상적인 무대를 그려내며, 이건 동화이고 좋았던 시절에 대한 추억이며, 결코 깨지지 않을 향수라고 주장하는 듯하다.
80년대 한국 소년소녀들의 필독 목록에는 ‘꼬마 니콜라’ 시리즈가 들어있었다. 그때 그 시절을 기억하는 성인은 물론이고 이제 막 니콜라의 모험담을 처음 접한 꼬마들도 반길 만한 영화. 프랑스에선 ‘꼬마 니콜라’ 탄생 50주년을 맞은 2008년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아쉬움이 크다는 건 감독도 시나리오 작가도 안다. 영화의 끝에 그는 이렇게 말한다.
“하고 싶은 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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