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본관 건물-
▲ 김호택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
삼성전자는 돈 많은 회사이니까 그 중심인 삼성전자 본관이라면 틀림없이 '삐까번쩍'할 것이라고 나는 지레짐작했다. 그런데 그 회사는 전혀 특이할 것이 없는 보통 사무실 건물이었다. 다만 깔끔하고 편안하게 일을 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배려한 흔적은 복도와 창문과 화장실을 비롯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몇 번 와 본 듯한 느낌을 주는 이 건물의 평범함과 편안함이 속물인 나에게는 '특이함'으로 다가왔다.
-혼이주여성을 돕는 첫 걸음-
우리 주변에는 정말 많은 봉사단체들이 있다. 대전시 자원봉사협의회의 활동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금산에서도 자원봉사자가 아니면 금산인삼축제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활동이 어렵다는 자체 판단이 설 만큼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이 눈부시다.
요즘 새로 찾은 봉사의 화두는 '결혼이주여성'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주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제로타리 3680지구도 하나로타리클럽(회장 김숙란)과 목련로타리클럽(회장 박옥진)을 비롯한 많은 클럽들이 이들을 위한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그리고 삼성자원봉사대상은 그 노력에 대한 인정이자 치하이다. 이들 이주여성을 위한 봉사활동에서 대부분의 단체가 안고 있는 어려움은 '접근'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결혼이주여성은 이제 우리 주변에서 너무 쉽게 접하는 이웃이 되었다. 이들 중에는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분들도 있고 화목한 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잘 사는 분들도 많다. 그렇지만 경제적,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고생하는 사람들 또한 매우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주여성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용하다 보면 열심히 참여하는 사람들 중에는 가정이 화목하고 경제적으로도 조금은 여유가 있는 분들이 많다. 정말 도움이 필요하고 심지어 매를 맞기까지 하며 사는 여성들은 대문 밖 출입조차 힘들기 때문에 이들을 돕는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은 한계를 우리는 경험한다. 봉사도 중요하지만 남의 집 가정사에까지 참견한다는 말을 들어가면서까지 실천하기는 어렵다.
이런 현실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과 끈기가 필요하다. 상대방이 마음을 열고 서로 신뢰가 형성되어야 가능하다.
금산의 이주여성 센터장인 김경희 선생은 이런 부탁을 한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따뜻한 말 한마디입니다. 아이가 아파 병원에 갔을때 증상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고, 의사의 설명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고 면박을 주면 이들은 쉽게 절망하고 너무 빨리 마음의 문을 닫아버립니다. 이들이 시장에 물건 사러 갈 때나 자녀교육 상담차 학교에 갔을 때 우리가 건네는 친절하고 상냥한 말 한 마디가 다른 어떤 지원보다 중요하고 절실합니다.”
우리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특별한' 지원을 준비하고 있을때 정작 그들이 필요한 것은 따뜻한 미소와 정겨운 말 한마디였다는 생각은 평범한 일상(日常)의 중요함을 떠올리게 한다. 일상의 중요함이 이주여성들에게만 해당할까? 사람사는 세상이라면 언제 어디에서나, 그리고 누구에게나 잊기 쉬우면서도 중요한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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