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안전센터 긴급출동, 365일 쉼없는 '1초의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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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안전센터 긴급출동, 365일 쉼없는 '1초의 사투'

<본보 기자 119안전센터 긴급출동 동행>

  • 승인 2010-01-31 14:54
  • 신문게재 2010-02-01 5면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본보는 사건 현장 또는 민원 현장, 화제의 현장등에 뛰어가 발로 뛰며 현장의 생생한 모습과 목소리를 담아내는 '현장Q' 코너를 시작한다. 그 첫번째로 소방관의 현장도착 시각에 따라 시민 안전과 생명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에서 소방출동로 실상과 그 개선책은 없는지 직접 소방차량을 타고 생각해봤다. <편집자 주>


▲ 29일 화재진화 훈련를 위해 출동하는 소방차량이 중앙시장에 불법주차된 차량과 노상점포로 진출입에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이민희 기자
▲ 29일 화재진화 훈련를 위해 출동하는 소방차량이 중앙시장에 불법주차된 차량과 노상점포로 진출입에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이민희 기자
“딩동 댕동, 구급출동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오후 3시 30분께, 중부소방서 삼성 119 안전센터에 다급한 무전이 떨어졌다.

신고내용은 대전역 광장에 남성 3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다는 것. 대기실에 있던 조정선·엄병길·박성민 소방교는 부리나케 구급 채비를 마치고 구급차에 올라탔다.

조수석에 탄 조정선 소방교는 출동 중 “환자가 의식이 있습니까?”라며 환자 상태를 시시각각 확인했다. 안전센터에서 대전역 광장까지는 약 2.5㎞ 거리로 그리 멀지 않은 거리. 그러나 출동 후 구급팀은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발을 동동 굴렀다. 낮임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차량 정체와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사이렌을 울리며 긴급 상황임을 알려도 주변 차량은 좀처럼 길을 열어주지 않았다.

도로교통법 제29조에 따르면 긴급자동차가 접근하는 경우 진로를 양보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꼼짝달싹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구급대원의 입술은 바짝바짝 타들어갔다.

결국, 운전대를 잡은 박성민 소방교가 위험을 무릅쓰고 중앙선을 넘었다. 환자에게 단 1초라도 빨리 가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잠시 또다시 마주 오는 차량과 꼬리 물기 얌체족에 막혀 제자리로 돌아가야 했다.

엄병길 소방교는 “애타는 환자를 생각하면 날개라도 달고 가고 싶은 데 이럴 때가 가장 답답하다”며 꽉꽉 막힌 소방출동로 실상을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은 비단 간선도로뿐만 아니다. 이면도로, 아파트, 재래시장 등은 대형 소방차는 아예 진입조차 어렵다.

실제 중부소방서 원동 119 안전센터 대원들이 29일 오전 중앙시장에서 실시한 소방출동로 확보 훈련에서 이같은 실정이 확인됐다.

시장 안에 화재가 발생한 것을 가정한 훈련이었는 데 폭 10m 도로 끝을 상인 좌판과 불법 주·정차 차량이 점령하면서 5t짜리 소방차량이 제대로 진입하지 못했다.

운전자를 수소문 해 불법 주ㆍ정차 차량을 빼 낸 후에야 가까스로 지날 수 있었다.

이명기 원동 119안전센터장(소방경)은 “2·3중 주차가 기본인 오래된 아파트와 이면도로는 대형 소방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이 경우 소방관이 직접 방수 호스나 들 것을 갖고 현장으로 접근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의 소방차 통행곤란지역은 재래시장 14곳과 주거지역 36곳, 고지대 9곳, 상습주차지역 7곳, 화재 경계지구 4곳, 기타 14곳 등 모두 84곳에 달한다.

소방출동로 확보를 위해선 긴급자동차가 우선이라는 시민의식 함양은 물론 긴급자동차 진로를 방해했을 경우 적극적인 벌금 부과 제도 정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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