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24도를 오르내리는 미국 하와이 센트럴 오하우 리지널 파크는 2010년 한화이글스 선수단의 훈련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60여명의 선수단 및 코칭스탭은 최적의 훈련지로 평가받는 이곳에서 주전확보와 탈꼴찌를 향한 독기를 강하게 내뿜고 있다. 김태균과 이범호라는 차ㆍ포를 다 떼고, 막다른 길목에서 팀을 맡은 한대화 감독의 결의는 더욱 비장하다. 물샐틈없이 빡빡히 진행되는 지옥훈련 일정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현지기준 28일 오전8시10분 한화이글스 전훈지의 열띤 현장을 따라가봤다.(편집자 주)
▲물샐틈없는 훈련 일정, 감독도 예외없다=선수단은 오전 7시께 기상과 함께 가벼운 몸풀기로 하루를 열고, 오전 9시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야수조와 투수조로 나뉘어 약 30분간 스트레칭으로 최상의 몸상태를 만든 뒤, 오후 4시까지 체력과 수비력 강화에 초점을 둔 세밀한 훈련을 진행했다.
지난 시즌에는 점심시간(12시~오후 1시)을 이용한 잠깐의 휴식이 가능했지만, 올해는 20분 남짓한 식사시간이 끝나면 곧바로 훈련이 이어진다.
스트레칭과 체력 훈련은 지난 시즌 삼성에 몸담았던 '명 조련사', 일본인 하나마스 코치가 맡았다. 하나마스는 능숙한 한국어 구사와 함께 시즌 개막 전까지 선수들을 최상의 몸상태로 조련할 예정이다. 이날 투수조의 몸풀기 시간, 하나마스 코치가 내뱉는 말 '시작!, 뒤로! 하나, 둘! 빠르게! 하이! 하이! 다다다다다다!' 한마디, 한마디에 선수들은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바로 옆 구장에서는 야수조의 타격훈련이 불을 뿜었다.
한대화 감독을 비롯해 이종두 수석코치, 장종훈 타격코치, 정민철 투수코치 등 코칭스태프 모두가 나서 직접 선수들에게 볼을 던져주며, 세밀한 전력 끌어올리기에 헌신했다.
지난해 WBC 일본 대표팀 내에서 수비 코치를 맡았던 다카시로도 눈에 띄었다. 다카시로는 지난 시즌 한화의 약점으로 지적된 '투수들의 주루 견제력 부족과 내야수비 불안'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둔 수비훈련을 전담했다.
▲오전·오후 리지널 파크훈련의 끝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오후 5시께 숙소인 프린스 호텔 복귀 후에도 훈련은 계속됐다. 웨이트트레이닝 후 저녁식사가 끝난 오후 7시부터는 야수조의 타격훈련, 투수조의 투구폼 동작 훈련이 1시간 남짓 진행됐다. 마지막 훈련이 끝나면, 선수단의 몸상태는 이내 녹초가 된다. '쇼핑의 천국' 하와이 즐기기가 최소한 올해만큼은 '그림의 떡(?)'이다.
이날은 특히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39)의 특강이 이어져 더욱 빡빡했다. 풍부한 경험 속에서 우러나오는 박찬호의 특강은 당초 30분으로 예정됐지만, 선수들의 호응 속에 2시간을 훌쩍 넘겼다.
힘겨운 하루 일정을 소화하며 지칠 법도 했지만, 오히려 선수들의 얼굴에서는 2010년 한화이글스의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 /하와이 호놀룰루=이희택 기자 nature2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