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상윤 건양대 대학원장 |
X세대 이후 1980년대에 출생한 게임세대들은 X세대에 비해 집단 지향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핵가족 분위기와 높은 사교육비 덕분에 형제가 없이 주로 혼자 자란 덕분에 외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모르고 자랐기 때문에 새로운 것은 뭐든지 수용하려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흑백논리다. 게임세대들에게는 좋으면서 새로운 것이 선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논리는 피곤할 뿐이다. 그러나 이들은 그림이나 색채 등 이미지를 통해 지각하는 능력이 강하다.
게임세대들은 개인주의적이면서도 취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 이유는 2000년 이후 닥쳐온 실업의 공포 때문이다. 마음의 고통을 나눌 형제를 갖지 못한 이들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유사한 취향의 사람들과 결속하게 됐다. 인터넷은 이들의 결속지향성을 강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은 자신들에게 경제위기를 안겨준 기성세대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들은 기성세대들처럼 특정이념에 사로잡혀 반대자들을 비판하는 것과 같은 소모적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것보다 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과제는 취업과 경제적문제의 해결이다.
21세기에 들어와 사회적 엔진이자 중추세력으로 서서히 부상하고 있는 이들 X세대와 게임세대들은 자신의 존재적 의미와 욕망의 실현을 중시한다. 때문에 일정한 패턴을 좇는 기성세대보다 훨씬 더 다양한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 주관적으로 소비하려고 하며, 글로벌 의식도 강해 기성세대보다 훨씬 더 해외여행이나 봉사활동 등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보수나 진보, 좌나 우와 같은 이념적 대결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우리 사회의 이념적 대립의 잔재는 이들의 의식체계를 교란시켜 당당한 글로벌 시민으로 성장하는 것을 방해할 것이다.
오는 6월 2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비롯해, 앞으로 국회의원 및 대통령 선거 등이 연이어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거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 신세대들에게 또 다시 선거꾼들이 이념이나 팔고 보수니 진보니 편을 가르는 일이 얼어나서는 안될 것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고 나아갈 이들 신세대들이 글로벌 시민정신을 가지고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창조적 슬로건으로 호소해야 한다. 그것이 새로운 역사적 발전을 창조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50대 이후 시니어 세대들은 안타깝게도 낙후된 정치로 인한 이념대립의 희생자들이다. 시니어 세대들도 이제는 흑백의 이념으로부터 벗어나 다양한 사고체계를 계발함으로써 젊은 세대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이념으로부터의 자유만이 아직까지 낙후돼 있는 정치를 다양성의 보장이라는 새로운 장으로 이끌어낼 수 있고 미래지향적 발전을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에서 또 다시 이념논쟁이나 흑백대립이 대두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기성세대들의 책임이며, 동시에 글로벌 시민사회로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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