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13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서 총장은 자신의 연임 문제와 관련,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총장 선임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고, KAIST에는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KAIST에 대한 지원도 많이 해 주고 일할 조건이 된다면 할 수 있다”고 말해 연임 가능성을 열어놨다.
또 서 총장은 “미국에 있는 집도 수리해야 하고, 지난해 은퇴한 MIT 연구실도 정리해야 한다”며 총장직이 끝나면 미국으로 건너갈 의사도 비쳐 다소 애매한 입장을 보였다.
이날 서 총장이 말한 ‘일할 조건’은 그동안 본인이 추진해 온 개혁에 대한 교내 구성원들의 반발세력을 비롯해 타 대학들의 질시, 정부의 지원(예산·규정) 등이 해결돼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어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추경예산 500억원을 배정받은 온라인 전기자동차와 모바일하버 등 대형 프로젝트에 대해 주변에서 말들이 많다”며 “아무리 좋은 계획이 있어도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이를 책임지고 실행할 사람들은 없는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그는 정부가 세종시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조성한 뒤 세계 석학을 초빙해 ‘아시아기초과학연구원’을 운영하려는 계획에 대해 “세계의 석학을 모시거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조성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이지만, 책임을 지고 결과를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꾸 숫자만 늘려 놓고 제대로 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고 말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이와 함께 그는 우수한 외국인 교수의 지속적인 충원을 위해 국제 초.중.고교(K12)를 설립, 운영할 계획임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KAIST 예산으로 문지캠퍼스(전 ICU)에 오는 2011년부터 150명씩 선발해 운영할 계획”이라며 “정부 지원 없이 대전국제학교보다 저렴한 수업료를 받아 운영할 것이고, 외국인교수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자녀 입학도 허용해 정원인 150명을 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 출연연구기관 거버넌스와 관련해서는 “출연연 거버넌스 개편은 조직체를 어떻게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출연연이 수행할 대형 연구과제를 발굴,이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지향적 연구를 할 때 자연스럽게 조직체는 변화된다”며 “KAIST의 경우, 온라인전기 자동차 프로젝트를 하다보니 기계, 토목, 전기, 전자 등 각 분야의 교수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이를 실현해 내기 위해 연구하는 여건이 조성됐다”고 출연연 단일법인 체제를 우회적으로 반대했다./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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