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예전에는 내면의 완성을 위해 공부하는 사람을 사대부라 칭하며 존귀하게 여기는 등 그 실상은 어떨지 모르나 위기지학을 추구하는 것에 높은 가치를 두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사회적 명예와 부의 축적에 높은 가치를 두고, 심지어는 이를 인생의 목표로 삼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니 공자가 한탄했던 그 세태가 심해졌을지언정 약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우리는 어떠한 학문을 추구하고 있을까? 입시와 취업을 최우선으로 하는 오늘날의 교육은 분명히 위인지학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즉 남들보다 더 높은 지위를 획득하기 위한 학습이나,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학문의 추구는 '타인을 향한 것' 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위기지학'이 없는 '위인지학'은 광인에게 큰 칼을 쥐어준 꼴이 되는 것이며, 학문의 내재화를 통해 사회에 공헌하려는 학문의 궁극적인 목적을 잘못 이해한 것이 된다.
물론 '위기지학'을 이룬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영역을 확장하지 못해,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다면, 그것 역시 무장에게 식칼을 들려준 격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이러한 염려는 '위기지학'이 이루어진 이후에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오늘날의 학문이 '위기지학'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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