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사망자만 20만 명에 달하고 국민 대부분이 난민으로 전락한 아이티 실정을 감안할 때 대전, 충남 지역의 적극적인 구호 손길이 요구되고 있다.
25일 대한적십자사 대전충남지사에 따르면 지난 21일 현재 우리나라에서 모금된 아이티 구호성금은 모두 31억 3756만 5000원에 달한다. 계좌, 홈페이지, ARS 등 적십자사 계좌로 들어온 금액이 13억 9700여만 원이며, 지자체 등이 기부 약정한 금액이 145만 달러(17억 4000여만 원)에 달한다.
눈여겨볼 대목은 전국 각 지자체에서 직원 월급, 예산 등으로 구호 손길이 답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항시는 지난 20일 적십자사에 1300만 원의 성금을 보냈다.
포항시 관계자는 “시 본청, 각 읍ㆍ면ㆍ동, 사업소 직원 2000여 명이 직급별로 월급에서 일정금액을 떼어서 적십자사에 성금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 경기도, 광주시, 인천시 등도 비슷한 방법으로 적십자사에 각각 10만 달러(1억 2000만 원)씩 기부 약정을 했다.
광주시는 시 예산으로 아이티를 지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민주, 평화도시인 광주시 입장에서 국가 위기 상황인 아이티 현지 사정을 전해 듣고 가만있을 수 없어 시 예비비를 털어 구호성금 전달을 약속했다”고 사랑 나눔 활동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밖에 삼성 100만 달러, 대양상선주식회사 5만 달러를 약정했으며 ㈜한국야쿠르트 3000만원, 한독약품 2000만원, 흥농어린이심장재단과 농촌진흥청도 각각 1000만 원을 전달했다.
그렇지만, 대전, 충남 지역의 구호 손길은 턱없이 부족하다. 적십자사 대전충남지사에 성금을 보내온 기관은 혜천대 500만원, 나누리음악봉사단 50만원에 불과하고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이름은 찾아볼 수가 없다.
실제 대전시와 충남도는 아이티 성금 모금을 위한 움직임이 전혀 없어 타 시도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현재 그런 일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라고 짧게 답했고 대전시 담당 공무원도 “앞으로 타 시도 사례를 연구해서 성금 모금추진을 검토 하겠다”고 해명했다.
지역 사랑나눔 의식을 가늠하는 바로미터인 적십자사 회비 모금 역시 지지부진하다. 적십자사 대전충남지사는 재난구호와 사회봉사 활동 등에 쓰이는 적십자 회비를 이달 중순부터 모금에 돌입했다.
하지만, 현재 모금액은 2000만 원가량으로 목표액인 26억 4000만 원에 턱없이 못 미치고 있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아이티 성금과 적십자회비는 크고 작은 재난과 재해를 당한 이들을 위한 구호품 전달 및 구호활동에 쓰이는 귀중한 재원”이라며 “앞으로 지역민들의 따뜻한 손길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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