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종산 화학연 바이오리파이너리 연구센터장 |
화학산업의 세계적인 흐름의 하나로서 최근에 괄목할만한 움직임은 식물, 해조류, 유기성폐기물 등 바이오매스 자원을 이용한 바이오화학 산업의 성장이다.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바이오화학 (또는 바이오리파이너리) 기술은 바이오매스를 효소나 미생물 등 생촉매를 이용한 생물공학적 전환기술이나 화학촉매나 열분해 등의 물리 화학적 전환을 이용한 전환기술을 통해 바이오연료나 바이오기반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바이오매스는 이산화탄소 배출에 중립적이고 재생가능한 유일한 탄소자원이기 때문에 바이오화학 기술은 화석원료에 기반을 둔 화학산업의 원유 의존도를 줄일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축시킬 수 있는 친환경 화학기술로 부각되고 있다.
식물 원료를 이용한 바이오화학 기술과 이로부터 형성된 산업은 최근에 미국, 유럽, 일본, 브라질 등의 국가와 기업들을 중심으로 많은 투자와 산업화로 화학산업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특히 미국 정부는 최근에 6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바이오매스 기반의 연료와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19개 프로젝트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직까지 정유산업과 석유화학 산업에 비견될 만큼 규모나 인프라 측면에서 경쟁력은 미미하지만 바이오화학 산업의 기술개발 속도나 성장 잠재력은 매우 높기 때문에 미래의 신화학 산업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바이오에탄올, 바이오디젤로 대표되는 바이오연료 분야는 양적 팽창이 가속화 되어 바이오에탄올 시장 규모가 이미 연간 250억 달러를 넘고 있다. 바이오연료 분야에서는 셀룰로오스, 해조류 등 비식용 원료를 이용한 바이오연료 기술의 상용화 및 경제성 확보가 주요 과제가 되고 있으며, 바이오에탄올의 뒤를 이을 차세대 바이오연료로서 바이오부탄올에 대한 연구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바이오디젤이 이미 생산 중이며, 바이오부탄올 분야에 산학연이 집중적인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연료와 함께 현재 바이오화학의 중요한 분야 중 하나는 폴리유산 PLA, 전분계 수지, 폴리에스테르 등의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분야로서 2013년 전세계 수요가 지금보다 4배 증가한 90만t, 가격으로 26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PLA는 생활용품, 사무용 및 산업용 포장재, 자동차 내장재, 휴대폰 외장재 등 다양한 용도가 개발되어 그 수요가 크게 증대되고 있다. 일부 선진국 기업들이 바이오플라스틱 생산 기술을 독점하고 있으나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기술들이 경쟁적으로 개발되고 있어 조만간 기술 확산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발효기술이 강하고 석유화학 합성수지 분야는 기술이나 규모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으므로 바이오 및 화학기술이 융합된 바이오플라스틱 분야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선도 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유망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바이오화학기술이 재생가능 원료를 사용하는 친환경 화학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바이오매스 원료에 대한 의존성과 식용작물 사용 및 산림훼손 등 여러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이 남아있다. 바이오매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비슷한 환경의 유럽과 일본의 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기술주도형 산업분야에 대한 집중투자와 함께 원료 확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석유자원이 전무한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은 에틸렌 기준 세계 5위, 화학산업은 세계 6위권으로 성장해 국가 산업발전에 원동력이 되어 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바이오화학 분야를 새로운 산업 전략으로 접근한다면 바이오화학 산업은 10년 뒤, 20년 뒤에는 우리나라 화학산업의 한축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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