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월 대학생 표적 다단계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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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월 대학생 표적 다단계 '기승'

졸업·입학 시즌 앞 수법도 지능화 주의… 친구 권유 56% '최다'

  • 승인 2010-01-21 18:15
  • 신문게재 2010-01-22 6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1. 대전의 A대학교 2학년 김시연(20ㆍ가명)씨는 지난해 초 유성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다단계 서적 판매원에 붙들려 결국 도서비 수수료를 물어내야만 했던 악몽이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대학 입학으로 한껏 들떠 있었던 김씨는 한 여성 다단계 판매원의 안내로 20여권에 달하는 도서전집을 떠앉았다. 뒤늦게 다단계 수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김씨는 도서를 반납했지만 남성 판매원의 위협에 결국 전체 60만원에 대한 환불수수료로 6만원을 내놓을 수 밖에 없었다.

 #2. 충남의 B대학교 4학년 황영수(25ㆍ가명)씨 역시 지난해 취업에 대한 불안감에 투자시 200%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말에 다단계 판매에 나섰다. 휴학과 동시에 회원 가입후 등록금이었던 300여만원을 건강식품 구입에 썼지만 오히려 인간 관계에만 상처를 입고 투자금을 잃고 말았다. 이미 해당 다단계 업체는 본거지를 옮겨 황씨는 보상은 커녕 하소연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이 졸업·입학 시즌을 앞두고 다단계 사기 수법에 대학생들이 노출되고 있어 예방책 마련이 시급하다.

경기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 수법도 지능화되는 추세여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한국 YMCA 전국연맹이 대학생 1276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다단계 피해 실태'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9.2%에 달하는 대학생이 다단계물품 구매를 권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5명 중 1명 꼴로 다단계 사기에 노출된 셈.

다단계 판매 가입을 권유한 사람의 경우, 친구가 56.6%로 가장 많았고 권유방법으로는 아르바이트 알선이 31%에 달하는 등 대학생들이 다단계의 유혹을 뿌리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 대전사무소는 다음달부터 대학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을 통해 다단계 피해 방지법을 알릴 계획이다.

또 다단계 예방 설명을 신청하면 직접 대학을 찾아가 피해방지 요령을 안내할 예정이다.

권영익 공정위 대전사무소장은 “경기가 어렵다보니, 사기행각에 대한 가책을 느끼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대학생들 역시 이젠 성인이 된 만큼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이경태 기자 79y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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