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보다 좁은문 “괜히 허탕만…”

  • 경제/과학
  • 금융/증권

바늘구멍보다 좁은문 “괜히 허탕만…”

'7~10등급' 기준 너무낮아 대부분 발길 돌려 “사업자금 대출로 500만원 턱없다” 불만 높아

  • 승인 2010-01-21 17:43
  • 신문게재 2010-01-22 1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21일 오후 대전 중구 은행동 KB미소금융재단. 저금리로 재활자금을 지원 받으려는 시민들이 하나둘씩 상담 창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는 간단한 서류작성을 마친 후 상담직원과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부동산은 얼마나 되냐', '자동차는 있느냐', '부채는 얼마냐'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또 상담직원은 “어떤 사업을 할 계획이냐”며 사업내용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대출을 해줄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신용등급이 맞아야 대출이 가능하다”며 방문객에 신용조회를 권유했다. 이 방문객은 신용조회 후 결국 신용등급이 기준보다 조금 높다는 이유로 대출을 받지 못하고 돌아갔다. 이후에도 상담을 원하는 시민들의 방문이 계속 됐으나 대출기준에 딱 들어맞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방문객 이 모(35·대덕구 오정동)씨는 “취업도 잘 안 되고 해서 조그만 가계를 운영해 보려고 창업자금 지원을 받으러 왔다”며 “하지만, 신용등급이 너무 높아서 대출을 해줄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방문객 김 모(38ㆍ서구 둔산동)씨는 “미소금융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폭이 너무 좁다. 무등록사업 자금이 500만원까지인데 이걸로 뭘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이 정도 기준(신용등급 7~10등급, 재산 1억 3500만원 이하 등)이면 어려운 서민 대부분은 대출을 받기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문객 박 모(60·중구 대흥동)씨는 “지금 자영업을 하고 있는데 사업자금이 부족해 대출을 받으러 왔는데, 신용등급이 높아 대출을 포기했다”며 “일반은행에서도 부동산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하느냐”고 울먹였다.

이처럼, 미소금융의 실질적인 혜택을 받아야 할 서민들은 대출 문턱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한 달 사이 750여명이 다녀갔지만 대출을 받은 사람은 고작 10명뿐이다.

미소금융 한 상담직원은 “미소금융이 생계형대출이 아니고 창업의지가 있는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까다롭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며 “대출기준 등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