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해외공사 뻥튀기 사실로 드러나

실적조작 관급공사 수주 업체대표 1명 구속… 2명 불구속

<속보>=중소건설사의 해외실적 조작 보도와 관련, 의혹이 제기됐던 일부건설사 대표가 검찰에 덜미를 잡히면서 사실로 드러나 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본보 2009년 10월 29일자 8면, 11월 2일자 1면, 11월 9일자 8면>

건설업계에서 해외실적을 부풀려 국내공사를 수주한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됐지만 검찰에서 건설사 대표의 혐의가 드러난 사례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19일 청주지검에 따르면 해외건설공사 실적을 조작해 국내 관급공사를 낙찰받은 혐의로 충북 C업체 대표 전모씨를 구속했고 업체 관계자 유모씨, 장모씨는 불구속 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최근 3년간 국내실적은 24억 4300만원으로 저조했으나 지난 2007년 카자흐스탄에서 231억원 도로건설공사, 145억원 아파트내부공사를 수주한 것처럼 조작한 혐의다.

조작한 실적으로 해외건설협회로부터 기성실적 증명서를 발급받아 대한건설협회에 제출한 뒤 국가종합조달시스템에 게재토록 했다. C건설사는 부풀려진 실적으로 국내에서 충주대 중원생활관 신축공사 등 모두 8건에 437억원의 국내 관급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검찰은 업체들이 4~9개월만에 수백억원의 해외공사를 수주하는 등 의심스런 실적임에도 증명서가 신속히 발급된 점 등에 기인해 공모여부도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 1998년에는 국내 K건설사가 해외실적을 조작해 국내스포츠시설공사를 수주해 시공사 임직원, 해외건설협회 직원 등이 처분을 받았던 사례도 있다.

검찰에 구속된 C업체는 본보의 중소건설사 해외실적 의혹보도에 포함됐던 5개사 가운데 1개사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일부 타지역에서 의혹이 제기됐던 중소건설사의 해외실적에 대해 수사기관의 수사 확대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청주지검에서도 C업체 이외에 또다른 H, N, D, S 사 등 조사를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들의 해외건설실적을 담당하던 해외건설협회도 이번 사건으로 공신력에 치명적 타격이 예상된다.

수사가 사실로 밝혀지면 그동안 해외건설협회가 발표했던 해외수주실적 통계치도 잘못된 수치일 가능성이 큰 이유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의혹을 밝혀내고자 내부적으로 프로젝트 13건에 대해서 자체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진위여부를 파악하고 있다”며 “C업체의 실적은 카자흐스탄 지부장이 현지에서 발주처와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수차례 중소건설사의 해외실적에 대해 의혹의 시선이 일고 있었다”며 “이번 기회에 수사기관에서 문제가 제기된 업체들을 발본색원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성수·청주=김원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