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Fragile-여림에 매혹되다'전과 관련해서 진행중인 '왁자지껄 미술관'과 같은 어린이 교육프로그램, 지난 가을 아마추어 판화가가 되는 즐거움을 선사했던 성인교육강좌처럼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지만, 나른한 오후, 가벼운 주머니로도 알차게 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미술관에 숨어 있다.
최근 몇 년간 대전에서도 책도 읽을 수 있고 차도 마실 수 있는 북 카페가 여기 저기 생겨났다.
가벼운 여행기나 잡지를 읽으면서 보내는 한낮의 시간,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여유로워지기 마련.
북카페에서처럼 커피를 마실 수 없다는 아쉬움이 살짝 남지만, 만약 르느와르의 전시를 보고 그의 작품을 더 많이 보고 싶거나, 영화 '클림트'를 보고 그의 생애가 궁금해졌다면, 당신의 발길이 향해야 할 곳은 바로, 미술관 자료실이다.
미술관련 전문서적이나 뉴욕의 Moma나 독일의 미디어전문미술관 ZKM 등 해외 미술관의 전시도록, Skira, Thames & Hudson 등 미술전문 출판사에서 제작한 미술전문서적은 작품의 색채와 질감을 재현하기 위해 신경을 쓰다보니 보통 책보다 책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
높은 환율까지 더해 책 한 권이 몇 만원을 가볍게 넘어버리는 가혹한 현실! 미술 뿐 아니라 비싸기로 소문난 건축과 디자인, 영상 등 시각 문화 전반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맘껏 접할 수 있는 판타스틱한 공간이 바로 미술관 자료실이다.
미술과 관련된 국내외 단행본, 작가들의 개인전 및 그룹전 도록, 국내외 미술관의 기획전 자료와 미술관련 학위논문과 미술잡지 뿐 아니라 VHS와 DVD로 된 영상자료까지 '미술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 그곳에 있다. (2010.1월 현재 대전시립미술관 자료실의 소장자료 미술관련서적은 4681권/영상자료 370개/연속간행물 1930권 등)
일본 후쿠오카의 아시아미술관은 전시실의 출구가 예술정보코너, 즉 미술자료실과 연결되어 있다. 미술작품의 전시는 아름다운 것을 눈으로 즐기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우리의 지적인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전시를 통해 흥미를 갖게 된 대상이 있다면, 그것이 특정 작품이든 작가든 혹은 예술의 경향이든, 친절하게 길을 알려줄 자료들을 만나보시라.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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