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유대교의 여성 랍비로 기독교의 목사, 가톨릭의 신부에 비견되는 유대교의 종교 지도자다. 그것도 수천 년 동안 남자로만 이어져온 유대교 랍비들의 계보에 여성으로서 이름을 올린 최초의 몇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그렇다고 저자는 이 책에서 종교에 의지해 고난을 극복하자는 메시지는 던지지 않는다.
행여 성폭행을 당한 여인이 절망 끝에 신을 모독하는 말을 내뱉더라도 야단치거나 타이르지 않고, 오히려 여인에게 공감하면서 그녀를 도와주지 못한 하나님을 원망한다.
즉, 저자는 '구원을 바라는 종교'가 아니라 '보살피는 종교'를 이야기하며, 신에 의지하지 않고 일어서는 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이 책을 자신이 7년 동안 미국의 가장 오래된 유대교 성전인 미시콘 테필로에서 랍비로 일하며 만난 사람들의 고난과 극복에 대한 이야기를 사례 중심으로 엮었다.
어린 시절 괴한의 총탄에 아버지를 잃고 방황하며 삶의 굴곡을 겪은 끝에 신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기까지의 여정을 기록하면서 어려운 주의주장이나 무조건 따르라는 식의 종교적 지시도 하지 않는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경험에서 우러난 조언들만 담았다.
저자는 위로를 얻기 위한 방법으로 고독과 침묵의 시간을 갖거나 추억 속에서 위로를 구하는 방법, 자신을 바꾸는 법이나 삶의 멘토를 알아보는 법, 기도와 예식을 통해 힘을 얻는 법 등 여러 방법을 제시한다.
그리고는 결국에 상처받고 조각났던 자신을 긍정하라고 당부한다. 그러면서 상처를 받는 와중에도 자신 안에 온전히 남은 부분을 잊지 말고, 과거를 끌어안고 미래로 나아가는 끈기를 가져야 희망과 구원이 있다고 말한다.
로뎀/나오미 레비 지음, 김수정 옮김/460쪽/1만3000원. /강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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