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두 번째 주인공이기도 한 저자의 굴곡진 삶에 대한 이야기이며, 힘들때 마다 서로 도우며 이겨내는 그녀의 고향 아이오와주 작은 마을 스펜서 사람들의 질긴 생명력과 내면의 강인함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1988년 1월 18일은 전형적인 아이오와 겨울의 아침이었다. 엄청난 냉기가 스며들고 매서운 추위로 뼛속까지 얼어붙을 것 같던 그날, 스펜서 공공 도서관의 사서 비키 마이런은 도서 반납함에 버려져 있었던 아기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한다. 알코올중독자였던 남편과 이별하고 외롭게 지내던 그녀는 아기 고양이에게 “듀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도서관에서 키우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스펜서 공공도서관의 새 식구로 인정받은 '듀이'로 인해 일어났던 놀라운 변화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듀이'는 2006년 11월 위종양으로 안락사하여 19년간의 생을 마감한다. 듀이의 사망소식은 'USA 투데이'와 워싱턴 포스트를 포함한 250여 언론 매체에 실렸으며, 듀이를 위한 추모 행렬은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다.
저자인 비키 마이런은 자신의 버거웠던 삶의 무게와 그 상처를 듀이의 도움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여자로선 견디기 힘들었던 자궁적출과 유방절제술, 그리고 정신적 지주가 돼주었던 오빠와 남동생의 갑작스런 죽음, 사춘기 딸과의 불화, 가장 의지했던 어머니의 죽음. 비키 마이런의 삶은 어떻게 한 사람에게 이 모든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란 말이 나올 정도로 너무 가혹하고 버거웠다.
하지만 그 혹독한 시련을 극복해 나간 강인한 정신력과 삶에 대한 자세는 확실히 배울만한 가치가 있어 보였다.
그녀가 사는 스펜서 마을에서는 한 소년이 실수로 화재를 내어 상가건물의 절반이 타버리는 커다란 사건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소년이 누구인지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저 모두 힘을 합해 잿더미가 된 상가를 복구하는데 심혈을 기울였을 뿐이었다. 스펜서 사람들은 사람과 사랑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한 작은 것의 소중함을 알고 있었고 인생은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 곳에서 듀이는 스펜서 마을의 자긍심이었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희망을 주는 존재였다. 이 모든 것은 스펜서 마을 사람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2010년 한국 역시 경제난과 실업난으로 인해 사람들은 점점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실업자 100만의 시대 공공도서관에서 바라보는 시민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비록 듀이와 같은 고양이는 없지만 시민에게 위로가 되고 머무는 동안은 편안하고 푸근해지는 도서관으로 만들어 가는게 우리의 역할이지 않을까 싶다. 미국과는 많이 다른 현실에 한계도 느끼지만, 이 역시 앞으로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 할 과제일 것이다.
비키 마이런이나 스펜서 마을 사람처럼, 또 듀이처럼 지금의 우리들도 더 용기를 내어 위기를 극복한다면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강인한 정신력과 삶에 대한 긍정적인 자세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 생각된다. 이 책을 통해 용기와 희망, 그리고 위안을 얻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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