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0월부터 경찰은 지방청별로 운영하던 민원 대표전화(ARS)를 1566-0112 단일번호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유선전화는 해당 지역 지방청으로 자동 연결되고, 휴대폰은 '지역번호+#'를 누르면 원하는 지방청과 통화할 수 있다.
대전경찰은 이를 통해 전화를 거는 민원인의 통화내용을 모두 녹음하고 있다. 실제 1566-0112를 통해 대전경찰청으로 연결하면 상담원이 받기 전 '대화 내용은 서비스 향상을 위해 녹음된다'라는 안내 멘트가 나온다.
기존 대전청 대표전화(042-609-5001)도 똑같은 멘트가 나온다.
대전청은 민원인의 통화내용을 별도의 서버에 저장한 뒤 직원의 민원인 응대 서비스 개선 등에 활용하고 있다.
대전청 관계자는 “민원 통화 내용을 녹음하고 있는 게 맞고 녹음된다는 안내 멘트는 2주 전부터 삽입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대전청을 제외한 전국 15개 경찰청 민원전화는 '사랑합니다', '경제위기를 극복합시다'라는 식의 친근한 멘트가 나와 대조적이다.
녹음 역시 하지 않고 있다.
충남청 관계자는 “민원전화를 녹음해야 하는 근거도 미약할뿐더러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고 녹음 불필요성을 설명했다.
충북청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경찰 외에 역시 민원전화를 운영 중인 행정 당국도 녹음을 하지 않는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공무원의 인격을 침해하는 욕설 등이 난무할 때만 극히 제한적으로 녹음한다. 물론 해당 공무원이 직접 이런 뜻을 구두로 알리고 녹음을 하고 있다.
시민 김 모(37)씨는 “통화내용이 녹음된다고 생각하면 사생활이나 감추고 싶은 말을 할 때 위축이 되기 마련이다”며 “112신고 전화는 몰라도 민원전화까지 녹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서비스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도 의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전청은 별문제 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대전청 관계자는 “대전경찰의 자율적인 서비스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보면 된다”며 “자신이 정당한 말을 한다면 무엇이 문제가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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