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우리집에 몰래 살고있다?

  • 문화
  • 영화/비디오

10년 동안 우리집에 몰래 살고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감독: 오렌 펠리. 출연: 케이티 페더스톤, 미카 슬롯.

  • 승인 2010-01-14 19:10
  • 신문게재 2010-01-15 12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줄거리>
선생님을 꿈꾸는 평범한 대학생 케이티. 그녀는 8살 때부터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정체불명의 존재를 느껴왔다. 남자친구 미카는 카메라를 구입해 그들의 24시간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 그들이 잠든 사이 문이 움직이고 이상한 소리가 곳곳에서 들리는 등 기이한 현상이 녹화된다.


궁금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벌어들인 돈은 미국에서만 1억7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700만원을 들여 만든 영화로 약 1240억 원을 벌어들였으니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린 셈. 대체 어떤 공포를 보여주기에 미국 관객들이 그토록 열광한 걸까.

더욱이 누군가 자신이 처한 경악스런 상황을 촬영했고, 다시 누군가가 그 테이프를 우연히 발견해 보여주는 척하는 이른바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 장르는 수명을 다했다 싶었다. ‘블레어 윗치’ ‘클로버필드’로 익숙해진데다, ‘REC’는 관객에게 외면당하지 않았나. 그런데 왜 이 영화만 유독….

영화가 시작되면 거울을 이용해 자신을 촬영하는 남자가 보인다. 새 장난감을 얻은 듯 그는 집안 곳곳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의 연인인 듯한 여자가 집에 들어선다.

“카메라가 너무 큰 것 아냐? 얼마짜린데?”

“오늘 번 돈의 반쯤 들였지. 우리 생활을 찍다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면 찍힌 걸 증거로 쓰면 돼. 그럼 무슨 일인지 감이 잡힐 거야. 알고 보니 자기한테 맛이 간 꼬마였고 밤에 창문으로 훔쳐보려던 거였다면 손봐주면 되니까.”

“어이구, 내가 8살 때부터 그 꼬마가 나를 스토킹했으려고….”

밤이 되자, 그들은 침실에 카메라를 설치한다. 자는 동안에 벌어지는 ‘이상한 일’을 촬영하려는 것.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무엇이 나타날까, 하는 궁금증과 긴장감으로 스크린을 노려보다 보면 이 영화가 다른 영화와 무엇이 다른지 감이 잡힌다. 기다리는 시간이 심장을 죄어오는 것이다. 그렇다. 영화는 기다림을 공포로 써먹는다. 사방으로 흔들리는 영상으로 공포의 실체를 보여주거나 체감시키는 공포 대신 공포를 기다리게 만들었다는 점이 ‘파라노말 액티비티’의 특징이자, ‘블레어 윗치’와의 차이점이다.

영화의 미덕은 거기까지다. 그게 전부다. 영화는 마루가 삐걱대고, 침실 문이 저절로 열리고, 액자가 저절로 깨지는 장면을 보여주지만, 28년 전 스티븐 스필버그가 각본을 쓴 토브 후퍼 감독의 ‘폴터가이스트’ 수준을 넘지 못한다.

“아직도 내가 엄마로 보이니?”하는 공포를 농담으로 구사하는 한국 관객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엔 역부족이지 싶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3.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1.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2.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대전 분양시장 변화바람… 도안신도시 나홀로 완판행진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가 도안신도시로 변화한 분위기다. 대다수 단지에서 미분양이 속출했는데, 유일하게 도안지구의 공급 물량만 완판 행렬을 이어가며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하반기 일부 단지의 분양 선방으로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내년에 인건비와 원자잿값 상승,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의무화 등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 도안 2-2지구 힐스테이트 도안리버파크 2차 1·2순위 청약접수 결과, 총 1208세대(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3649건이 접..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대한민국 펜싱의 역사를 이어갈 원석을 찾기 위한 '2024 대전광역시장기 전국생활체육 펜싱대회'가 뜨거운 열기 속에 막을 내렸다. 시장배로 대회 몸집을 키운 이번 대회는 전국에서 모인 검객과 가족, 코치진, 펜싱 동호인, 시민 2200여 명이 움집, '펜싱의 메카' 대전의 위상을 알리며 전국 최대 펜싱 이벤트로 자리매김했다. 23~24일 대전대 맥센터에서 이틀간 열전을 벌인 이번 대회는 중도일보와 대전시체육회가 주최하고, 대전시펜싱협회가 주관한 대회는 올해 두 번째 대전에서 열리는 전국 펜싱 대회다. 개막식 주요 내빈으로는 이장우..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