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구 갑동 대전동물보호소에 입소해있는 애완견 미순이(2)는 주인이 3번이나 바뀌었다.
처음엔 예쁘고 귀여워 잘 길러 주겠다며 입양해 갔지만 습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말썽을 부린다거나 싫증이 났다는 이유로 파양돼 되돌아오는 아픔을 겪었다.
▲ 14일 대전시 갑동 대전 유기견 보호소에서 연령이 오래돼 거동이 불편하고 병들어 거리에 버려진 유기견을 보호팀장과 팀원들이 건강상태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김상구기자 |
70cm 남짓의 철조망으로 만들어진 우리 문을 열자 주인에게 버림받아 갈 곳 없는 동물들이 마치 주인이 그리웠다는 듯 또랑또랑한 눈망울로 꼬리를 흔들며 반겼다.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집에서 기르던 애완동물들이 버려지거나 잃어버려 동물보호소에 입소 되는 유기동물이 급증하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시 유기동물보호소에 들어온 개와 고양이는 2353마리로 2008년(1848마리)보다 505마리나 증가했다.
이 중 동물보호소의 도움을 받아 주인 품으로 되돌아간 유기견은 246마리, 새주인에게 입양된 동물은 785마리에 불과하다 .
또 보호 중 스트레스와 질병으로 폐사한 경우가 608마리, 주인의 무관심 속에 안락사로 생을 마감한 유기견은 346마리다.
유기동물들은 이곳 동물보호소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며 새로운 가정으로 입양되길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는 애완동물을 버릴 생각이니 데려가 달라는 전화가 하루 2통 이상 걸려 오고, 새 주인을 찾았던 동물들이 파양되어 다시 되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털이 많이 빠져 보기 흉하거나 나이가 들어 병이 나거나, 덩치가 너무 커서 키우기가 부담스럽다는 이유 등으로 주인에게 버림 받는다.
이 같은 유기동물은 동물병원에서 1차 진료를 통해 치료를 받고 동물보호소로 옮겨져 30일간의 보호기간이 끝나고서도 주인을 찾지 못하면 폐사 처분하게 된다.
대전시동물보호소 이은희(31) 팀장은 “대부분 늙고 병든 동물들이 버려지고 있다”며, “동물을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책임감을 갖고 돌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자신들의 삶조차 힘들어 동물들까지 돌볼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버림받아 길거리로 내몰리는 유기동물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무조건 애완동물을 키우기에 앞서 진정으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는지부터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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