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새우잠을 청하려는 노숙인의 자리싸움이 치열한가 하면 소방관들은 장비가 얼어붙을까 노심초사고, 세차업계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
홈리스센터가 수용 가능한 정원은 40명. 현재 35명가량의 노숙인이 이곳에서 잠을 자고 있어 항상 발 디딜 틈이 없다.
정해진 자리가 없어서 목 좋은 곳을 차지하기 위한 자리싸움도 은연중에 벌어진다는 후문이다.
홈리스센터 관계자는 “2~3년 전보다는 줄었지만 한파가 연일 이어지면서 잠을 청하기 위한 노숙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외에서 잠을 자는 노숙인들도 신경전을 벌이기는 마찬가지다.
홈리스 센터가 파악한 실외취침 노숙인은 대략 15명으로 이들은 대전역 인근 지하상가에서 신문지와 종이 판자 등을 덮고 잠을 자는 데 조금이라도 바람이 덜 들어오는 안쪽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신경전이 치열하다.
소방관들도 한파에 장비가 얼어붙을까 걱정이 많다.
소방차 펌프 배관에 물이 남아 있으면 영하권 추위에서 얼어붙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출동 전후 배관의 물을 빼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119안전센터 한 관계자는 “소방장비가 얼어붙으면 시민 구호활동에 막대한 차질을 빚기 때문에 배수관 물기 제거는 물론 차고지에 난로를 피워 장비 동파를 예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설 시 '반짝 특수'를 누렸던 세차업계는 눈이 그치고 한파가 이어지자 울상이다. 세차 기계가 얼어붙어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여서 손님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유성구 모 세차장 직원은 “자동 세차 기계의 브러시를 내려주는 컨베이어 벨트가 얼어붙어 작동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요즘에는 세차 손님들을 그대로 돌려보내기 일쑤여서 매출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15일 아침 최저 기온이 대전 및 천안 영하 6도 등 영하 4~7도 분포를 보이다가 낮 최고기온은 영상권으로 회복하겠다”고 전망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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