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머리, 전자기타, 부활이라는 그룹? 메탈에 관한 짧은 지식으로는 대략 이정도 뿐이다. 기자가 지금 까지 알고 있는 헤비메탈은 머리가 긴 사람들이 양 다리를 넓게 벌리고 상반신을 정신없이 흔들며 알아듣기 힘든 알 수 없는 노랫말을 큰 소리로 질러대는 모습 뿐 그 외 다른 것은 연상되지 않는다.
뭐 이런 글을 쓰는 기자보고 무식하다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기자는 30년 넘게 대전에 살면서 메탈 공연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150만의 적지 않은 인구가 밀집해 있는 대전이지만 메탈 공연을 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나 말고 다른 상당수의 대전 시민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전이 어떤 도시인가 충절의 고장, 양반의 도시 대전 아닌가? 점잖은 분들이 사는 도시에서 듣기만 해도 정신없는 헤비메탈을 선보이는 것 자체가 엄청난 모험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러한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시대의 흐름을 비껴 갈 수는 없는 법. 많은 수는 아니지만 대전에도 헤비메탈 그룹이 활동하고 있다. 데스메탈(헤비메탈의 하위 장르)을 추구하며 2년째 대전에서 활동하고 있는 남성4인조 밴드 ‘다크어비스‘가 그들이다.
-다음은 다크 어비스와의 인터뷰-
-그룹명이 ‘다크어비스‘다 다크 하면 어둡다는 이미지 아닌가?
맞다 다크는 어둠을 뜻하고 어비스는 수렁, 나락, 지옥을 뜻한다. 팀명은 어둡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뜻은 그 어둠속에서 보여 지는 빛 을 내재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가장 낮은 위치에서 음악을 한다는 우리의 의지이기도 하다. 의미는 대충 이렇게 해석되지만 무엇보다도 다크어비스 라는 어감이 좋아서 팀명으로 결정했다.
-어떤 음악을 기반으로 활동하는가?
데스메탈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메탈의 여러 가지 장르를 결합시키고 있다. 고딕메탈의 요소도 있고 째즈나 블루스적인 요소도 들어 있다. 솔직히 우리도 우리 음악에 대해 명확한 정의는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밴드 활동에 대해 가족들이 반대는 없었나?
(리더-보컬 김원희)
어머니께서 음악을 전공하셨다 동생도 음악을 전공하고 있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대붑분 이런 음악활동을 반대를 하는 부모들이 대부분인데 나는 참 행운아다 부모들 모두 음악활동해 대해선 개방적이시다 축복받은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드럼-문성희)
어머니가 교회 전도사다 원래 음악을 좋아하신다. 메탈밴드 활동을 한다고 했더니 의외로 좋아하셨다 음악활동에 적극적으로 찬성하시고 도움도 주고 계신다.
(베이스-임은창)
반대가 심하시다 오늘도 한소리 듣고 나왔다.
(기타-김선필)
어머니는 밴드 활동을 전혀 모르고 계신다. (걸리면 사형이다) 아버지만 밴드 활동을 알고 계시면서 몰래 도와주시고 있다.
-지방에서 활동하는 대부분의 뮤지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크어비스'는 어떤가?
이 부분 할 말이 많다. 원래 전공은 미술인데 미술도 음악도 마찬가지다. 대전은 양반의 도시라는 지역적 특성이 있어서 그런지 반응도 늦고 관객들의 호응도 없다 원래 관심이 없는 것인지 관심이 없는 척 하시는 것인지 가늠하기 힘들다. 내 생각에는 대전뿐만이 아니라 서울 홍대를 제외한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람들 모두 자기가 겪지 않았던 분야에 대해서는 난해하게 생각하고 두려워한다. 가끔 멤버들과 사람들의 고정된 인식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기도 한다. 하지만 주변 환경들과 바꿔 생각해 보면 이런 다양한 문화들을 수용하지 못하는 대중들의 모습을 보면 이해가 가기도 하고 측은한 생각도 든다. 우리가 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어렵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공간적 문제가 제일 크다. 지역적 특색은 지역 간 문화 교류가 많아지면 자연히 해결 되지만. 교류를 하더라도 장소가 없다면 무의미하다.
지금 나이면 사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야 하는데. 음악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한 적은 없는가?
(김원희)
그 부분은 음악 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문제라 생각한다. 나 역시 음악을 하다가 현실에 부딪혀서 군대를 다녀왔고 제대 후 다시 음악을 했다. 이렇게 계속 현실에 부딪히다 보니 인생에 대해서 정립이 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음악인들도 마찬가지다.
현실보다 음악을 선택하는 사람은 음악을 선택하고 현실을 택한 사람은 음악을 포기하는 것 아니겠는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비주류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만들어낸 창조물을 펼칠 수 있도록 환경이 형성되기를 바랄 뿐이다.
(문성희)
아직은 어려서 그런지 자신감이 있다 시간이 많이 남아있으니 계속하다 보면 길이 보일 것이다. 부자가 돼서 윤택하게 살지 않을 바에는 음악에 올인 하는 것이 낫다고 보고 있다.
(김선필)
주위 친구들 보면 토익이나 해외연수등 저마다 살길을 위한 방법을 찾는다. 그런데 음악 한다고 하면 대부분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도 알고 있다. 노브레인, 크라잉넛이 아닌 이상 음악으로 먹고살기는 힘들다. 하지만 돈이 인생에 있어 절대적인 행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굶어 죽지 않고 비 피할 공간만 있다면 나는 음악을 계속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헤비메탈 하면 단순히 시끄럽게 소리만 지르는 음악이라 생각하는데.
맞다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음악이고 시끄러운 음악이라 생각할 수 있다. 소수의 메니아들만 좋아할 뿐이다. 솔직히 그 사람들을 위해 노래한다고 할 수도 있다. 사람들이 시선이 이러한데도 계속 메탈은 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내가 좋아한다는 음악을 하고 있다는 자기만족이고, 두 번째가 소수의 메니아들을 위한 것이고, 세 번째가 우리 음악을 모르시는 분들이 매력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뮤지션으로써 꼭 서보고 싶은 무대가 있다면?
(김선필)
아직 단독 공연을 해본 적이 없다. 우리가 만든 다크이버스의 음악을 가지고서 단독 공연 무대에 서보고 싶다.
(문성희)
유럽 투어를 해보고 싶다. 그곳에서 열리는 헤비메탈 축제에도 참가해서 한국에도 이런 밴드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김윈희)
가능한 꿈이지 모르겠지만 우리처럼 언더에서 열심히 했던 사람들이 잠실주경기장 같은 큰 무대에 모여서 공연하는 것이다 그 무대에서 만큼은 우리가 주류가 되는 것이다. 꿈같은 이야기지만 그런 무대에 꼭 서 보고 싶다.
최근 들어 아이돌 그룹들이 대중문화의 특히 가요계의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밴드로써 이러한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도 아이돌 몇몇의 아이돌 그룹들 좋아한다. 우리 대중문화에 있어서 충분히 가치 있는 상품들이다. 하지만 그런 대형 기획사에서 생산된 음악들이 대중문화의 모든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인기 절정의 아이돌 락 그룹이 있다면 사람들은 그들이 하는 락이 락 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도 반성할 점이 많다 대중에게 접근하는 방식이 틀렸을 수도 있다. 아무래도 그런 점들이 주류와 비주류간의 벽을 형성하는 것 같다 그 벽을 깨는 것이 어쩌면 계란으로 바위치기 일수도 있겠지만 계속 시도는 해보려고 한다. 일단 해보고 후회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대전 시민들에게 한마디 해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새로운 것 좋은 볼거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보셨으면 한다. 음악뿐만이 아니라 그림 전시회나 뮤지컬 등 좋은 볼거리가 많이 있다. 보면 볼수록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전의 유일한 클럽인 버찌라이브 천대수 사장님께 감사의 말을 드리고 싶다.(중도일보 인터넷 방송국PD 금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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