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하던 골동품 권총은 왜 폭발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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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던 골동품 권총은 왜 폭발했을까?

■건파우더 그린 살인사건

  • 승인 2010-01-12 13:45
  • 신문게재 2010-01-13 12면
  • 강순욱 기자강순욱 기자
추리, 미스터리, 팩션 등 다양한 장르 소설이 전성기를 누리는 가운데 '코지 미스터리'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코지 미스터리는 한 마디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가볍고 명랑한 분위기의 미스터리를 뜻한다. 잔혹한 묘사나 무거운 분위기가 없어 그동안 미스터리 장르에 거부감을 느꼈던 여성들도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 시리즈나 30~40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TV추리물 '제시카의 추리극장' 등이 코지 미스터리의 좋은 예다.

찻집을 경영하는 30대의 용감한 여주인공을 내세운 '찻집 미스터리' 시리즈인 건파우더 그린 살인사건 시리즈 역시 코지 미스터리에 속한다.

시리즈 첫 권인 다질링 살인사건에서 얼떨결에 아마추어 탐정 노릇을 하게 된 여주인공 시어도시아는 건파우더 그린 살인사건에서 좀 더 의젓해진 여탐정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대강의 내용은 이렇다. 어느 화창한 봄날, 아름다운 찰스턴 해변에는 연례행사인 요트 레이스가 한창이고, 출장연회를 의뢰받은 시어도시아는 차와 먹거리를 챙기느라 정신이 없다. 마침내 요트들이 결승선을 향해 달려오고 골인을 알리는 한 방의 총소리가 울려야 하는데 폭발음과 함께 권총이 폭발하면서 권총을 쏜 사람이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만다. 총성이 아닌 폭발음이 해변을 흔든 '흔치 않은' 사고에 모두가 애도하지만 시어도시아는 어쩐지 미심쩍다. 몇 십 년 동안이나 멀쩡하던 골동품 권총이 왜 갑자기 폭발했을까? 이 죽음은 정말로 불운한 사고일까? 아니면 사고로 교묘히 꾸며진 살인일까?

싸늘한 날씨지만 뜨겁고 향긋한 차 한 잔과 함께 주인공을 따라 범인을 찾아보는 것도 나름 흥미진진하지 않을까? 한편, 다질링 살인사건에서 홍차 이야기가 주로 펼쳐졌다면, 이번 건파우더 그린 살인사건에서는 녹차와 허브티 등으로 차 이야기로 확장되는데, '얼 그레이 살인사건',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살인사건' 등 뒤를 이을 시리즈도 기대해 봄직하다.

파피에/로라차일즈 지음, 위정훈 옮김/384쪽/1만1000원. /강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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