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대받는 시신기증

  • 사회/교육
  • 미담

홀대받는 시신기증

기증자 늘었지만 지역 의과대 “포화상태” 꺼려 '교통사고·장애인 시신 불가' 암묵적 방침 '씁쓸'

  • 승인 2010-01-11 17:54
  • 신문게재 2010-01-12 6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시신을 기증해도 갈 곳이 없다?'

사회적 분위기 확산으로 시신·장기 기증이 늘고 있지만 지역에서 받아주는 곳이 없어 유가족들이 두번 상처를 받고 있다.

지난 9일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하게 된 A씨(60). 고인의 평소 뜻에 따라 유가족들은 시신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생전에 신장기증을 하기도 했던 A씨는 사후 시신기증을 약속했었다.

하지만 시신기증 의사를 밝히고, 대전, 충남 지역의 의과대학에 연락을 했지만 시신을 받겠다는 곳이 없었다. 11일 발인을 앞둔 가족들은 전전긍긍한 끝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의 도움을 받아 강원도의 한 의과대학에 시신을 보낼 수 있었다. 교통사고 시신이나 장애인 시신을 받지 않는 의과대학의 암묵적인 방침 때문에 외면받아 씁쓸함을 남긴 것이다.

A씨의 유가족은 “시신을 받을 곳이 없다는 것은 기증자의 좋은 뜻이 퇴색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유가족들이 시신 보낼 곳을 찾아 헤맨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의과대학에 시신이 부족해 지방대 의과대학생들의 해부실습 여건이 열악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충남대학교 의과대학만 하더라도 앞으로 2년 정도 공부 할 수 있는 시신이 남아있는 상태다. 최근 시신보관을 위한 관련법이 강화되면서 1인 1구의 캐비닛 보관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무작정 보관을 하기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것.

충남대 의과대학 기증 담당자는 “최근들어 핵가족이 일반화 되면서 독거노인들이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는 의미의 시신 기증이 늘고 있다”며 “보관하고 있는 시신이 충분한 상황인만큼 당분간은 시신기증을 받을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전충남 지역에서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시신을 비롯한 장기기증을 하겠다고 등록한 등록자는 1만8000여명에 이른다.

대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관계자는 “의과대학들은 필요에 따라 치매환자 등 연구 케이스별로 선택해서 시신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기증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시신을 기증해 의학계에 공헌을 하겠다는 의미로 힘든 결정을 하지만 시신을 받는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전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올해 대전 분양시장 지형도 도안신도시 변화
  2.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3. "전국 검객들 한 자리에"… 2024 대전시장기 펜싱대회 성료
  4.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연내 착공 눈앞.. 행정절차 마무리
  5. 대덕구보건소 라미경 팀장 행안부 민원봉사대상 수상
  1. 유성구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장관상 수상 쾌거
  2. 대전소방본부 나누리동호회 사랑나눔 '훈훈'
  3. 대전 중구, 민관 합동 아동학대예방 거리캠페인
  4. 크리스마스 케이크 대목 잡아라... 업계 케이크 예약판매 돌입
  5. 한국타이어 2024년 임금협상 조인식… 임금 6% 인상

헤드라인 뉴스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 보훈문화 선도도시로’ 호국보훈파크 조성 본격화

대전시와 국가보훈부가 업무협약을 통해 호국보훈파크 조성에 본격 나선다. 양 기관은 26일 정부세종청사 보훈터에서 보훈복합문화관 조성과 보훈문화 확산이라는 공동의 비전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이번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요 협약 내용으로 대전시는 보훈복합문화관 부지 조성, 지방비 확보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국가보훈부는 보훈복합문화관 조성 국비와 보훈문화 콘텐츠 등을 지원해 보훈의 가치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공간 마련에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이번 협약..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겨울철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 폭증… 제품 하자와 교환 등

쌀쌀한 날씨가 다가오자 전기매트류 소비자 상담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상담을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10월 상담은 5만 29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 4만 4272건보다 13.6% 늘어난 수치다. 이중 소비자 상담이 가장 많이 늘어난 건 전기매트류로, 9월 22건에서 10월 202건으로 무려 818.2%나 급증했다. 올해 겨울이 극심한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자 미리 겨울 준비에 나선 소비자들이 전기매트류를..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 "공부하는 도의회, 달라졌다" 이례적 극찬

충남도공무원노조가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를 두고 이례적 극찾을 하고 나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충남공무원노동조합은 25일 '진짜 확 달라진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논평을 내고 2024년 행감 중간평가를 했다. 노조는 논평을 통해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평가하며, "도민 대의기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며 과거 과도한 자료 요구와 감사 목적 이외 불필요한 자료 요구, 고성과 폭언을 동반한 고압적인 자세 등 구태와 관행을 벗어나려 노력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충남노조는 "사실 제12대 도의회는 초선 의원이 많..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백일해 예방접종 하세요’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