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경태]호호호(虎虎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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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태]호호호(虎虎虎)

[중도마당]임경태 대한병원행정관리자협회 대전 충남도회장

  • 승인 2010-01-11 14:28
  • 신문게재 2010-01-12 20면
  • 임경태 대한병원행정관리자협회 대전 충남도회장임경태 대한병원행정관리자협회 대전 충남도회장
경인년 새해가 밝은지도 열흘이상 지났다.

▲ 임경태 대한병원행정관리자협회 대전 충남도회장
▲ 임경태 대한병원행정관리자협회 대전 충남도회장
호랑이해에 호랑이 이야기는 당연하겠지만 더욱이 필자에게는 코끝을 찌르는 알싸한 냄새가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항상 어머니의 화장대 한구석을 차지했던 ‘호랑이약’이 그것이다. 처음 발랐던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에는 없지만 정확한 이름도 없이 작은 통에 든 약은 아픈 병을 낫게 해주는 만병통치약이었다.

호랑이 이빨이나 발톱으로 노리개를 만들어 차고 다니면 나쁜 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믿었고 뼈나 눈 등은 특정질환에 신비한 효험이 있는 것으로 믿어 왔다. 신성과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호랑이는 가장 친근하면서도 가까이는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외경의 대상이었다.

단군신화에 의하면 우리 민족은 곰의 후예라고 되어 있지만 곰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호랑이에 대한 이야기가 훨씬 많다. <삼국유사>속 환웅과 웅녀의 사랑이야기 속에 익숙한 역사관으로 보면 호랑이는 금기를 깬 우리 민족의 최초의 패배자이지만 <묘향산지>의 단군신화에서는 호랑이가 환웅과 짝이 되어 단군을 낳는 우리민족의 어머니인 것이다. 후대에 발행된 인격신의 개념이 내포된 <삼국유사>의 단군신화가 통설이지만 고조선과 관련된 자료라 정확치는 않겠지만 말이다.

새해가 되면 반드시 복을 많이 받으라는 뜻으로 까치 호랑이 그림을 그려 주었는데 까치는 백성으로 호랑이는 부덕한 관리로 교훈적인 그림은 위정자들의 선정을 바라는 백성들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강구연월의 바램이 아닌가 한다.

또한 1983년에 태어나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호돌이도 귀엽고, 사랑스럽고, 하나쯤 갖고 싶고,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했던 캐릭터였다.

지금은 추억 속 방송국이 되어버린 TBC에서 방영됐던 <타이거마스크>는 1970년대를 휘어잡은 만화로 호랑이 가면을 쓰고 멋진 망토를 벗어던지며 링에 오르던 그 모습이 아련하다.

또한 의리와 정의를 중시하며 불의를 참지 못하는 호랑이띠는 세상에서 어떤 존재로 살아가는지 보면 한국의 천재적인 희극인, 한국의 챨리 채플린으로 불리는 배삼룡(1926産), 개다리 춤과 연기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조지아주 애틀란타 야구장에서 구두를 닦던 흑인 소년이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전 유엔사무총장 코피아난(1938産), 여전히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일에 주저함이 없다.

수많은 인기곡으로 한국 가요사에 한 획을 그은 한국 최고의 대중가수 조용필(1950産), 지금도 20대 청년의 열정으로 무대를 가로지르는 우리시대의 슈퍼스타다. 세계를 감동시킨 목소리의 주인공, 소프라노 조수미(1962産), 마음이 선하지 않은 사람의 노래는 아무리 아름다워도 감동이 나오지 않는다는 예술가로서 깨끗한 사람이 되고 싶은 순수한 매력의 소유자이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의 주인공인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1986産), 가난한 조국 국민들의 희망이며 앞으로 세계 사람들이 가장 빠른 남자의 레이스를 주목 할 것이다. 한 우유광고에서 울다가 웃는 연기의 바가지 머리 꼬마 서신애(1998産),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해리에게 ‘빵꾸똥꾸’라고 불리며 먹고 싶은 음식 못 먹고, 책가방 살 돈이 없어도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 모든 호랑이띠의 공통점이 호랑이 기운이 온 몸에 쌓여 있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호랑이의 용맹한 기운은 태생적인 우리의 기상이고 땅의 모습은 한민족의 민족성이다. ‘이탈리아는 외형이 장화 같고 조선은 토끼가 서 있는 현상과 같다’며 폄하 했지만 호랑이가 발톱을 휘적거리며 동아 대륙을 향하여 생기 있게 할퀴며 달려드는 모양을 간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호랑이는 호랑이로 살아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올 한해는 대선, 남아공월드컵, 세계경제의 글로벌 금융위기의 탈출, G20정상회담 등 우리민족의 기상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해가 될 것이다.

늠름한 기풍으로 우리 민족의 수호신이었던 호랑이의 기운으로 ‘호호호’ 웃을 수 있는 온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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