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삼용 한국표준연 기반표준본부장 |
필자도 인도 뉴델리를 방문하며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이 여행은 인디아 국가표준연구소인 NPL (National Physical laboratory) 압력진공연구실 기술전문가평가(peer review)를 수행하기 위해서였고 이는 우리나라 교정기관 KOLAS 평가와 업무는 비슷하지만 국제적 수준에서 진행되는 업무이다.
당시 필자는 약한 코감기 증상을 보이고 있었는데 인천 공항에서 이륙할 때는 약간의 통증을 뉴델리 공항에 내릴 때는 격심한 귀의 통증을 느꼈다. 그것도 왼쪽 귀는 괜찮은데 오른쪽 귀만 유독 아팠다. 그래서 평소에 갖고 있던 지식을 총동원,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었고 오늘 이 지면을 빌어 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왜 비행기를 타면 그런 일이 발생할까? 그것은 압력과 관련이 있다. 국제선 비행기는 보통 10~11 상공을 날고 있으며 이때 비행기 밖의 압력은 265~230 hPa 정도이다. 보통 지상의 대기압이 약 1000 hPa 정도이기 때문에 비행기 외부는 대기압의 약 25 % 정도 크기인 진공 상태가 되어 만일 비행기에 구멍이 나면 사람을 포함한 모든 물건이 밖으로 빨려 나가게 된다. 이 압력은 인체에는 너무 낮으므로 비행기 내부의 압력은 이보다 훨씬 높은 750 hPa 정도를 유지 한다. 한편 이륙 시 평균 압력 감소는 분당 18 hPa 이고 착륙 시 평균 압력 상승은 이 보다 느린 분당 11 hPa 이다.
따라서 이륙 시에는 고막 안의 압력은 지상의 압력(약 1000 hPa)과 같고 고막 바깥의 압력은 기체가 상승함에 따라 계속 낮아져 750 hPa 까지 떨어지게 된다. 이때 0.1㎜ 두께의 고막은 바깥 방향으로 부풀어 오르게 되고 이로 인해 통증을 유발한다. 반대로 착륙 시는 고막안의 압력은 750 hPa 이지만 고막 밖의 압력은 지상의 압력으로 높아지므로 고막 안쪽으로 부풀어 오르며 통증을 유발한다. 하지만 우리 몸은 이런 경우를 대비해 비상 통로를 예비해 두었다. 이 통로는 유스타키오관 혹은 이관이라 불리며 보통 35㎜ 길이에 3㎜ 직경을 갖고 있으며 귀 안쪽과 목구멍 쪽을 연결하여 신체 안팎의 압력이 동일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 통로는 침을 삼키거나 하품을 하면 잠시 열리고 닫히는 일을 반복하여 귀 내부의 압력이 바깥의 압력과 같도록 평형을 유지시켜 준다.
따라서 정상적인 사람은 비행기를 탈 때 발생하는 압력 변화에도 신속히 반응해 별 통증 없이 생활 할 수 있다. 하지만 건강이 좋지 않을 때에는 조절능력이 떨어져 심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보통 비행기 이륙 시 보다 착륙 시에 통증이 심한데 이는 귀 내부가 낮은 압력 상태에 있으므로 비행기가 착륙함에 따라 그 통로도 내부로 수축되어 잘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감기 등으로 이 통로가 막혀 있다면 1 단계로 침을 삼키고 하품을 하고 껌을 씹으면 효과가 있다. 이것으로도 부족하면 2 단계로 코와 입을 막고 입안의 공기를 천천히 힘차게 불어준다. 이는 공기를 고막 안쪽으로 넣어 주는 역할을 하여 고막 안팎의 압력이 평형이 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압력의 단위는 스트레스의 단위와 같이 단위 면적에 작용하는 힘이다. 오늘날 많은 현대인이 직장과 사회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러한 쌓이고 쌓인 스트레스를 뻥 뚫어 줄 자신만의 새로운 유스타키오관을 찾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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