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물론 수도권에서 조차 청약률 '제로(0)' 아파트가 속출하는 등 미분양 공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결제원이 발표한 청약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부터 1월 9일까지 청약신청을 접수한 전국 60여개 단지 가운데 12개 단지에서 청약자가 단 한명도 없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청약률 '제로' 아파트는 수도권에 비해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낮은 지방에서 주로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달 말 346가구에 대해 청약신청을 받은 천안 병천면 '레이크팰리스'는 3순위까지 신청자가 단 한명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대전 대덕구 평촌동에 들어서는 '덕암 신일유토빌'도 지난달 322가구에 대해 청약신청을 받았지만 청약자가 없었다. 이는 10여일 앞서 지난해 11월 26일 금성백조주택이 도안신도시에서 645세대를 분양한 예미지 청약률 175%에 비하면 큰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청약률이 '제로'까지는 아니더라도 최근 분양한 수도권 신도시나 주요 택지지구 아파트들의 청약 경쟁률도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경기도시공사가 김포한강신도시에 일반분양한 '자연&e편한세상' 823가구는 현재 2순위까지 42명만이 청약해 0.05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분양된 현대산업개발의 수원 권선구 '아이파크시티' 2차분도 2014가구 중 절반을 조금 넘는 1247명이 신청하는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3개월여 전인 지난해 9월 분양한 이 아파트 1차분이 3순위까지 평균 2.74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마감됐된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양상이다.
이처럼 아파트 청약률이 저조해진 것은 내달 11일 양도세 감면 혜택 시한을 앞두고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에 따른 공급 과잉이 가장 큰 이유로 풀이된다.
DTI 등 정부의 대출규제 확대 이후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투자자들이 투자가치를 더 민감하게 살피고 신중하게 청약을 하는 추세로 돌아선 것도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충청지역에서 신규 아파트 분양을 준비중인 건설사들은 분양시기를 저울질하는 등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주택건설사 한 관계자는 “새해 경기가 살아나면서 신규 아파트 분양에 대한 수요자 및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의외로 찬바람이 불고 있다”며 “이 때문에 분양일정을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운석 기자 b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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