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올해 경제는 어떻게 될까?' 하는 예측을 해보고 많은 사람들이 '전보다는 나아지겠지'하고 기대 겸 희망을 품을 것이다.
2008년 하반기에 불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 세계는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었다.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 베어스턴스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만한 유서깊은 투자은행들이 문을 닫았고 어느 나라도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세계경제는 1949년 이후 60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때 코스피지수가 939p까지 급락하고 환율이 달러당 1570원까지 치솟는가 하면, 부도업체수가 급증하고 2008년 4분기부터 2009년 2분까지 전년동기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경험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는 한편으로 우리나라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지난해 초반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2009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3~4%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하반기 들어 회복세를 보이면서 오히려 약간의 플러스 성장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9년 플러스 성장은 30개 OECD 회원국 중에서 호주와 폴란드, 그리고 우리나라 뿐이라고 하니 우리는 어느 정도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올해에는 세계경제의 회복이 좀 더 가시화되는 가운데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투자가 늘어나고 수출이 꾸준히 회복되면서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에서는 올해 우리나라의 GDP성장률을 지난해의 0.2%보다 크게 높아진 4.6%로 전망하였다. 더욱이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더 좋아지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패턴을 보이면서 성장 모멘텀이 점차 강화되고 민간 중심의 경제회복세가 이어져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 대전·충청지역 경제 또한 제조업생산이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화학제품 등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투자나 소비와 관련된 심리지표들도 개선되고 있어 회복세가 좀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사정도 성장이 확대되고 기업의 업황이 개선되면서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제조업의 고용창출력이 떨어지고 소매업이나 음식숙박업과 같은 전통서비스업의 고용흡수력도 약화된 가운데 희망근로 등 정부의 일자리 지원이 줄어드는 점은 고용사정 개선에 제약요인이라 하겠다.
한편, 금년 경제를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는 요인도 존재한다. 확장적 통화·재정정책의 효과가 지난해보다 줄어드는 데다 세계경제의 회복 가능성에도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미국의 실업률이 10%를 넘는 등 주요 선진국의 높은 실업률로 인해 전세계 소비와 투자의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수도 있다. 또한, 미국 상업용 부동산대출의 부실 가능성과 얼마 전 두바이의 모라토리엄 선언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일부 국가의 채무이행능력 약화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소지도 남아 있다. 석유 등 원자재가격도 수급불균형과 투기자금의 유입으로 언제든지 다시 올라갈 수 있다. 우리경제의 높은 대외의존도를 고려할 때 이러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은 바로 우리경제의 불확실성을 의미하므로 밝은 전망의 이면에 잠복해 있는 위험요인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09년 우리 경제는 급격한 금융불안과 경기침체, 심리위축, 해외발 위기설 등 여러 악재를 극복하고 반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2010년에는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각 경제주체는 올 경인년의 경제회복은 물론이고 외부충격에 취약한 경제구조를 개선함으로써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다지는 데 힘을 모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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