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만]생활민원 신고, 시민의식 먼저 변해야

[여론광장]류승만 대전대덕경찰서 신탄진지구대 경장

현장을 출동하다 보면 “뭐 이런 것도 신고하나” 하는 신고가 참으로 많다.

“집에서 키우던 개가 아파트 문을 잠깐 열어 논 상태에서 나가 아직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라는 신고, “은행 365코너의 문이 열리지 않고 있으니 얼른 와서 365코너 문을 열어 달라”, “지금 내가 돈을 빌려준 사람의 집에 왔는데 돈을 갚지 않는다 돈을 받아달라”등 명확한 민사관련 신고 등 범죄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신고가 참으로 많다.

현장에서 일하는 일선 경찰로서 112센터로부터 무전으로 지령을 받다 보니 신고현장에 가지 않을 수 없다. 가지 않았다가는 정말 큰일(?)난다.

경찰에서 운영하고 있는 112신고 제도는 정말 범죄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든지 각종 위급한 사정으로 인해 경찰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신고제도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범죄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각종 신고 출동으로 인해 정말 다급한 범죄피해 신고를 나가지 못하거나 경찰력의 서비스를 제때 제공하지 못할 때가 많다.

2009년도 우리 지역 112신고 중 3분의2가 범죄와 관련 없는 생활민원성 신고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신고 접수 시 무조건 출동해 현장을 확인하도록 되어 있는 현행 112신고체계를 대폭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래서 올해 2010년부터 현장출동 및 조치가 필요 없는 정말 범죄와 무관한 경찰민원은 경찰 민원정보안내센터인 1566-0112, 불법 주차 등 경찰 업무 외 타 기관 민원은 정부 민원안내콜센터인 110으로 신고하도록 하여 제한된 경찰인력과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용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경찰청에서는 발표했다. 경찰서등 경찰관서 주변 담 벽 등에 신고전화번호가 2010년부터 바뀐다고 플래카드를 부착해 놓은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이에 대해 문의 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한사람도 없다.

새해가 시작 된지 이제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각종 생활민원신고가 112로 들어온다. 나의 단순한 생활민원신고로 인해 지금당장 범죄로 인한 경찰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도움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정말 우리의 의식을 바꿀 때다. 새해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