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연정 배재대 공공행정학과 교수 |
세계 선진국, G7, G20국가들이 장기적인 국가발전의 과제를 '국민통합'에 두고 있는 만큼, 우리사회도 '통합'의 어려움과 중요함을 매우 진하게 경험하는 한해가 될 것이다. 물론 이명박 정부는 이런 국가들의 수준에 이르기 위한 '품격'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런 선진국들은 갈수록 분열되어가는 사회를 통합으로 이끌고 가기 위한 리더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선진국들은 통합을 '복지'문제의 해결에서 찾고 있지만, 우리는 '균형발전', '지방과 수도권'과 관련된 문제로부터 통합의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균형발전의 핵심사업인 행복도시 사업이 흔들리고 있고, 혁신도시 사업도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업들이 흔들린다는 것은 결국 지방과 수도권이라는 고질적인 균열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새해 신년인사에서 '행복도시'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혁신도시나 각종 지역별 기업도시 사업은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행복도시나 혁신도시 모두 전 정권의 '균형발전'의 사업으로부터 기인한 것인데 어떤 것은 수정하고, 어떤 것은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지만, 이와 같은 언급이 우리사회를 다시 한번 갈등하게 하고, 균열토록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반문이 생긴다.
백호는 살아있는 고기는 절대 먹지 않으며, 쉽게 다른 동물들을 해치지 않는 평화와 원칙을 지키는 영물로 여겨진다. 백호의 정신으로 국정을 운영한다는 것은 차별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 간의 격차를 조정하고, 평화롭게 할 수 있는 조정력을 의미할 것이다.
또한 원칙을 지키는 것은 '신뢰'를 불러일으키는 것일 것이다. 게임의 룰을 지킬 때 신뢰는 가능한 것이다. 새해벽두부터 치러야 할 격동의 시간들이 멀지않은 현 시점에서 우리 정치권에게 필요한 정신은 품격이 아닌, 통합과 신뢰임은 다시 한번 강조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선진국을 닮아가길 바란다면, 통합과 신뢰의 역사가 창출해 낸 품격이나 선진이 아닌, 이들이 밟아간 내적 통합과 신뢰의 환경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행복도시 수정안의 발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수정안이 과연 우리사회 통합과 신뢰의 환경에 얼마만큼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잃어버린 10년을 다시 찾기 위해서 우리는 통합의 문화와 환경을 조성하는데 필요한 공적책무와 개인적인 의무를 되새기는 것이 필요하다.
경인년 새해 행복도시의 원안추진이 바로 이러한 통합과 신뢰의 중요한 기반을 형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원하며, 우리사회가 보다 통합된 사회로 진입하여, 부디 G20 의장국으로서 면모를 발휘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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