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택]새해에는 '나'부터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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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택]새해에는 '나'부터 돌아보자

[NGO소리]김호택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 승인 2010-01-06 14:16
  • 신문게재 2010-01-07 20면
  • 김호택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김호택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대부분의 의사들은 의학은 '과학' 이라고 확신한다. 그렇지만 의사로 일선 현장에서 20년 넘게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과연 의학이 과학만으로 설명할 수 있나?' 하는 의문을 가질 때가 있다. 의학을 과학만으로 풀기에는 어려운 일들을 자주 접하기 때문이다.

▲ 김호택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 김호택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몇 달 전 어느 일간지에 <초기 갑상선암 치료 한(韓) “수술합시다” 일(日) “지켜봅시다”>라는 기사가 게재된 적이 있다. 일본에서 살다 온 어떤 사람이 '일본에서 갑상선암으로 진단을 받고 지켜보자는 의사의 얘기를 듣고 귀국했는데 한국에서는 무조건 수술하자고 하더라. 황당하다'는 것이 기사의 주요 내용이다.

이 기사만 보면 같은 병을 놓고 나라마다 치료법이 다른 것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 그렇지만 갑상선암 치료방침에 대한 차이는 두 나라 국민들이 갖고 있는 문화의 차이로 이해해야 한다.

갑상선암은 천천히 자라거나 어느 정도 자라다가 아예 성장을 멈추기도 하는 병이다. 다른 병으로 죽을 때까지 문제없는 경우도 많다. 의사에게서 '기다려봅시다' 하는 조언을 들은 일본인들은 대부분 그대로 따른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의사가 같은 조언을 할 때 궁금하고 답답하지만 몇 달씩 기다렸다가 그 의사를 찾아갈 사람이 몇이나 될까? 병원 문을 나서자마자 다른 병원 문을 두드리거나 적어도 인터넷에 들어가 갑상선암에 대해 의사 뺨칠 만한 지식으로 무장한 다음 스스로 자가진단을 내릴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의사의 치료방침이 나라마다 다른 경우도 있고,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갑상선암은 수술을 원칙으로 한다.

이처럼 의학이 과학만으로 설명되기 힘든 경우도 있기에 병에 따른 대응에 있어서 각 국가 간, 민족 간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고 이런 의미에서 '의학문화'라는 용어가 생겨날 여지가 생긴다.

세종시 문제로 충청도 전체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강한 항의의 표시로 이완구 충남도지사가 사퇴한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지금도 상황은 나아지기는커녕 마치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가 충돌 일보직전인 것 같은 걱정이 크다.

정부에서는 수정안을 강행할 것처럼 보이고 충청도민의 정서는 '배신감'이라는 말로도 표현이 되지 않을 정도로 격앙되어 있다.

이런 상황을 슬기롭게 풀기 위해 정부에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안 하나가 바로 '충청도 기질'이다.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몇십 년을 살아도 충청도 사람들 속은 알 수 없다' 라든가 '충청도 사람의 <알았어>는 알아듣기는 했다는 뜻일 뿐이지 결코 긍정의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면 몇 년 걸린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만큼 충청도 사람들은 속을 잘 보이지 않는 대신에 일단 입 밖으로 뱉은 말은 끝까지 지키고 책임지는 모습을 갖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함부로 말을 하지 않기에 외지인들에게는 답답한 사람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이런 충청도 민심을 불타오르게 만들어놓고 '이성적으로 얘기하자'라든가 '경제논리로 풀자'는 식의 뒷북치기는 이미 무의미하다고 봐야 한다. 이것이 정운찬 총리가 주말마다 충청도를 순방했어도 별로 얻은 것이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세종시 발전방향을 추진하는 정부 측 담당자에게 원만한 결말을 보기 위해 가장 먼저 공부해야 할 것은 바로 '충청도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리고 새해를 맞이해서 우리는 남의 눈에 눈물 낸 적이 없는지, 생각이 달라 남의 가슴에 상처준 일은 없는지 스스로 다시 한 번 새기는 마음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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