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정신과 전문의이자 뇌과학자인 이시형 박사가 펴낸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 남는다”는 이제 막 출발하는 새해 읽어볼 만한 책이다.
무엇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 왜 안될까?
공부하는 습관은 왜 안 길러질까?
다 알면서 실행은 왜 안되는 것일까?
겨우 시작했는데 왜 계속되지 않을까?
인간에게 잘 발달되어 있어 ‘공부 해야 한다, 습관을 바꾸어야 한다’는 대뇌 신피질과 모든 동물들이 가지고 있으며 변화를 싫어하는 대뇌 변연계와는 서로의 다른 특성 때문에 끊임없는 전투를 치룬다. 그래서 거창한 공부 계획일수록 변연계의 두려움 커지므로 작은 계획으로 시작해야 변연계의 경보발령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공부 호르몬 세로토닌을 알고 있는가?
햇살이 비치는 창가에 앉아 따뜻한 차 한 잔의 행복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 호르몬. 그러나 예민한 신경물질로 한번에 소량 방출, 분비 시간도 아주 짧다. 공부에 집중하는 시간을 30분, 길어야 1시간 30분으로 잘라야 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집중될 때까지만 하고 이게 흐트러져 노르아드레날린이 발동하기 전에 펜을 놓고 일어서야 한다. 다만 아예 공부를 덮어 버려선 안 된다. 물을 한잔 마시거나 창문을 열고 바깥공기를 쐬는 것도 좋다. 아주 밖으로 나가지 말고 공부하던 곳 근처에서 맴돌아야 한다.
그렇다면 세로토닌 분비를 늘리는 다섯 가지 방법은 무엇인가?
나이 들어 하는 공부가 더 잘되는 여섯 가지 이유는?
공부 테크니션의 여덟가지 필살기는 무엇인가?
공부 능력 두재로 키우는 잠재의식 활용법은?
뇌과학을 통해 이러한 답을 하나하나 풀어내어 명쾌하게 제시한다.
작심삼일.
이건 속담이 아니라 과학이다. 부신피질의 방어 호르몬이 분비되어 작심하고 의지를 다지면 심신의 피곤을 덜어 주고, 하기 싫은 일도 얼마간은 참고 할 수 있도록 몸을 조절해 준다. 그래서 방어 호르몬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호르몬의 유효기간이 겨우 72시간 남짓이라는 점이다.
그러니 싫은 공부도 의지만 있다면 끈기와 참을성으로 버티며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건 오산이다. 그렇지만 포기할 수도 없는 일. 나이 들었다고 피해 갈 수도 없고, 아니 그럴수록 더 공부가 절실해진다. 이건 시대적 요구다. 방법은 공부에 정을 붙이고 그것을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를 하긴 해야겠는데...’
이 생각이 들거든 지금 당장 시작해 보는 거다. 일단 시작하자.
뇌에는 좌우로 측좌핵이라는 신경군이 있다. 그리고 이곳에 의욕을 북돋워 주는 신경 세포가 있는데 이곳의 신경 세포가 평소엔 활발하지 않아서 스스로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일단 무엇이든 시작해서 이걸 자극해야 한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을 증명한 뇌과학적 근거이다.
공부도 다 때가 있다던 말도 이미 옛 이야기다. ‘언젠가 필요할지도 모르는 것’은 공부가 아니다. ‘해 두면 언젠가는 필요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하는 공부는 오래 못 간다. ‘중국 시장이 크다고 하니 중국어를 배워 두면 언젠가는 도움이 될 거야.’ 하면서 해 두면 언젠가 쓰일지 모르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쓰일, 꼭 필요한 것이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에 100% 공감하면서 새해에는 나를 움직이는 뇌를 내가 직접 조종하고 활용해서 1년 후 새로운 나를 발견해 보자. 이렇게 상상하고 있는 것만으로 당신의 뇌에서는 이미 잠재의식까지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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