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공연계에 불어 닥친 한파 탓인지 공연 초반 분위기는 고요했지만 피아노와 합창, 오케스트라가 뿜어내는 '합창환상곡'의 강한 선율은 객석을 녹이기에 충분했다.
특히 세계적인 연주자로 거듭나고 있는 젊은 피아니스트 김태형의 정교한 타건은 얼어붙은 객석을 정 망치로 때리듯 그 진가를 발휘했다.
뒤 이어 소프라노 박정원과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박성규와 베이스 정록기가 참여한 '합창' 교향곡은 힘 있는 오케스트라와 합창의 사운드에 이들의 하모니가 어우러지면서 차분하면서도 시종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거부할 수 없는 '베토벤'의 웅장함에 매료됐는지 객석은 '합창' 연주가 끝난 후에도 자리를 쉬이 뜨지 못했다.
결국 앙코르 무대에서 지휘자는 객석으로 돌아섰고, 연주자와 관객 모두가 한 목소리로 '석별의 정'을 부르며 기축년에 대한 아쉬움과 경인년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고서야 공연의 막을 내릴 수 있었다.
오는 12일 오후7시30분 전당 아트홀에서는 그날의 감동을 희망으로 승화시킬 신년음악회가 열린다.
신년음악회는 차이콥스키와 슈트라우스, 하차투리안, 라벨, 보로딘 등와 폴카, 발레곡 등 다양한 춤곡으로 채워진다.
특히 이날 연주에는 목원대 교수로 있는 첼리스트 한혜선이 협연에 나서 포퍼의 헝가리안 랩소디 작품 68번을 연주할 예정이다.
검증된 실력과 강렬한 카리스마, 그리고 화려한 연주경력의 그녀가 선사하는 열정은 음악애호가들에 대한 새해인사로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경인년 한해를 왈츠의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R석 5만원/S석 3만원/A석 2만원/B석 1만원. /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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