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2시 서구 괴정동 (법)정다운 의료재단 나진 요양병원 앞. 폭설과 한파가 이어지는 추운 날씨 속에 80여명의 주민들이 장례식장 개장을 반대하는 농성을 벌였다.
지난 11월 정다운 의료재단은 연면적 6000㎡의 병원 용도로 허가를 받은 병원 시설 가운데 일부인 900㎡의 장례식장 용도변경을 서구청에 신청, 심의결과 법적인 문제가 없다며 용도 변경이 허가됐다.
이에 따라 지하 2층에 4실의 장례식장의 시설을 마무리하고 지난달 28일 개원식도 한 상태다.
재단측은 주위 민원 등을 우려해 간판도 붙이지 않고 아직까지 장례식장을 가동하지 않고 있다.
반면에 인근 갈마아파트와 갈마동 주민들은 장례식장 입주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들은 주차난 우려와 주택가에 혐오시설인 장례식장이 은근슬쩍 들어선다는 것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고 있다.
갈마아파트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장례식장을 중심으로 반경 400m 이내에 3만500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며 “주택가 한복판에 혐오시설인 장례식장이 입주한다는 것은 주민을 우롱하는 처사이며, 허가가 철회될 때까지 한달이든 두달이든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대전지역에는 대형병원에 소속된 장례식장 외에 주택가에 장례식장이 운영되는 경우는 1~2개에 불과한 상황.
하지만 장례식장은 자유업으로 신고나 허가사항이 아니라 건축법에 의거해 용도만 문제가 없다면 구청에서도 별다른 제재 없이 영업 개시 후 지도단속 권한만 갖고 있다.
서구청 건축담당 관계자는 “현재 건축 용도변경 신청이 있었던 지역은 자연녹지 지역으로 주택가와는 다소 분리돼 있고, 타지역의 판례상 자치단체에서 재산권 행사를 불허했을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법적 타당성 여부를 검토했을 때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정다운 의료재단 관계자는 “주차난에 대해서는 250여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했고,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주택가에서 보이지 않는 위치인만큼 주민들의 주장과는 의견을 달리한다”며 “장례식장은 혐오시설이 아닌 편의시설이라는 유권해석도 있었던 만큼 운영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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