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아니면 가지마라=사람은 길을 따라 움직이듯 길이 새로 뚫리게 되면 땅값은 오르기 마련. 특히 길의 주변과 인터체인지 근처, 도로의 종점지역은 교통이 좋아지고 접근성이 개선된다. 이에 따라 종점과 도로주변에는 새로운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각종 건축물이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토지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 길이 뚫리면서 토지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다.
고속도로가 새로 생기거나 고속전철, 지하철 철로 등이 생기면 사람들의 생활반경이 넓어지면서 이동이 빈번해지고 공장, 물류창고, 주택, 레저 등의 수요가 창출된다.
신도시가 생기기도 하고 대규모 주거단지가 형성되는 가운데 이러한 도로들에 있어서 가장 큰 혜택을 받는 지역은 종점에 있는 지역과 중간의 인터체인지, 역사부근인 역세권이다. 이동시간이 단축돼 교통이 편리해지고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지삼승(三昇)의 원칙=어느 지역에 길이 새로 뚫리는 경우 땅값은 세 번 오른다고 한다. 이를 토지 3승(三乘)의 원칙이라고 한다. 땅값은 도로의 개설계획이 확정돼 발표되는 때, 착공 하는 때 그리고 준공시기 등 세 차례에 걸쳐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들어서는 행정공개와 인터넷 등의 발달로 정보가 더욱 빨라져서 개발계획의 확정 이전에도 기본계획의 발표 시부터 땅값이 오르기 시작한다.
땅값은 이때부터 지역주민 간에 소리없이 오르기 시작해 계획발표 시에는 이미 상당 수준으로 오르게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도로와 관련된 투자요령=일반국도가 뚫리는 경우 양쪽 도로사이의 부분은 다양한 진입로, 편리한 교통으로 개발이 수월해 진다. 이런 지역을 주목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지방토지투자에 있어 산 밑으로의 막다른 길, 아직 포장이 안된 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막다른 길은 산을 뚫고 맞은편 도시로 이어지면서 교통이 좋아질 수도 있기 때문. 포장이 안 된 길은 갑작스럽게 포장 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지자체들은 주어진 예산으로 지속적으로 길을 뚫고 개선한다. 이런 막다른 길, 비포장 길이 있는 지역의 땅값은 대체로 아직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먼 장래를 바라보며 투자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맹지도 투자 가능해=맹지는 진입도로가 없는 토지로서, 집을 지을 수 없어 거래가 잘 안되고 일반인이 피하는 전형적인 토지지만 거꾸로 맹지를 이용한 투자방법도 있다. 지금은 맹지지만 장차 국도가 확장되면 도로를 접하게 되는 땅도 투자가치가 있다. 맹지인 까닭에 이런 땅의 현재 가격은 낮지만, 도로를 끼게 되면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또 국도노선이 바뀌면서 새롭게 도로와 접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땅을 찾는다. 굽은 허리를 바로 펴라는 투자격언이 있듯이 국도를 확장할 때는 선형개선도 함께 이루어지며 구불구불한 길을 곧게 편다는 얘기다. 이때 새롭게 국도와 접하게 되는 땅의 투자가치는 높아진다.
그러나 길이 새로 난다고 해서 아무 국도나 고르는 것은 좋지 않다. 국도 중엔 큰 손해를 안겨주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개통될 예정인 고속도로와 나란히 달리고 있는 국도는 피해야 한다. 이와 같은 길을 부체도로라고 하는 데 투자가치가 적다.
▲길이 뚫려서 더 나빠지는 경우=길이 뚫려서 사람과 차량의 통행이 잦아지면서 도로변 땅값이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땅이 더 나빠지거나 팔지도 못하는 쓸모없는 땅이 돼 버리는 경우도 종종 나타난다.
수도권에서 출발하는 고속도로 중간경유지의 인기는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다. 사람들은 좋은 길이 생기면 시간이 허용되는대로 멀리 또는 끝까지 가고 싶어 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변의 땅은 보상을 받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땅이 잘리거나 혹은 개발이 어려워진다. 특히 기존의 경치 좋은 전원주택 후보지는 고속도로가 지나갈 경우 그 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부동산투자컨설팅 관계자는 “신축 도로는 인근 토지의 가격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며 “길의 특성과 토지의 위치 등을 충분히 살펴보면서 투자가치가 있는 토지를 찾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경태 기자 79y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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