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정에 몸담은 지 어느덧 30여 년. 1980년 교육행정에 처음 발을 디딘 나는, 교육청과 학교를 거치며 교육과 교육행정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배움을 받고 싶어 대학에 진학해 교직과정을 이수하여 중등교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내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 평소 `교육'이라는 낱말을 늘 가슴 속 깊이 담고 살아 왔고, 교육계에 종사하면서 나름대로 다른 직장과 달리 무언가는 달라야만 된다는 의지와 사명감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변신을 원했던 나는, 1990년 2월부터 이곳 서산교육청에 발령받기 직전인 2008년 12월까지 약 20년간 BBS 제일 중·고등학교 야학에서 불우한 청소년들을 위해 분필을 잡기도 했다.
직장생활을 마치고 늦은 시간에 야학을 찾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학생들은 매일 같이 주경야독(晝耕夜讀)으로 어렵게 공부했지만 나도 그에 못지않게 주경야교(晝耕夜敎)로 어려운 생활을 이어갔다. 분필을 잡고 졸기도 하고, 조는 학생들을 깨우며 검정고시라는 큰 목표를 달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어렵게 공부한 끝에 중학교와 고등학교과정을 마친 제자들을 볼 때는 가슴 한편이 아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만족감에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때의 경험을 통해 터득한 것이 있다. 뚜렷하고도 이상적인 교육자의 모델이 어떠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내가 느낀 단 하나의 확실한 생각은, 학생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그들이 바르고 정직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돕는 일이 바로 교육이라는 것을. 더 소중한 소득은, 바로 `우리'라는 의식을 확고하게 가질 수 있었던 계기라는 것이다.
남을 위해 사는 삶, 즉 사랑하는 삶을 살아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와 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경험들을 통해 깨달을 수 있는 커다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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