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침체의 여파 속에서도 유통업체들은 대체로 선전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올해는 전반적인 소비심리 회복세를 타고 경기가 더욱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유통시장 전반의 성장 속에서도 매출 확대를 노리는 업체 간 또는 업태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올 한해 유통시장의 변화를 전망해 본다.<편집자 주>
▲유통업계 새해 키워드는=국내 유통업계의 `빅2'로 불리는 신세계와 롯데는 일찌감치 각각 올해 유통시장의 전망도를 내놨다. 이들이 제시한 올해 유통업계의 키워드는 `라이즈(R.I.S.E)'와 `스마일(S.M.I.L.E)'로 압축된다.
먼저 신세계가 제시한 올해의 키워드는 `Recovery', `Innovation', `Scale', `Economy' 네 가지다. 이 가운데 부활을 의미하는 `Recovery'는 백화점의 부활을 뜻한다. 구체적으로는 중산층의 백화점으로의 복귀를 지칭하는 것으로 소비심리 위축과 함께 돌아섰던 중산층이 다시 백화점을 찾게 될 것이란 전망으로 풀이된다.
또 `Innovation'은 성장이 정체된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이 성장을 위한 혁신에 주력하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Scale'은 지난해 신세계 센텀시티를 비롯한 복합몰 등 쇼핑공간의 대형화가 본격화 될 것임을 상징하는 것이며, `Economy'는 여전히 장기불황에 대응해 경제성이 하나의 키워드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롯데백화점이 제시한 `스마일(S.M.I.L.E)'은 `Shopping mall'(복합쇼핑몰), `M&A Acceleration'(인수합병 가속화), `Internet shopper'(인터넷 쇼핑객), `Loyalty marketing'(충성마케팅), `Eco friendly consumer'(친환경 소비자) 등 5개 단어의 머리글자 조합이다. 마찬가지로 복합쇼핑몰이 하나의 대세로 자리잡고 있으며, 업체간 혹은 업태간 인수합병이 가속화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함게 인터넷 쇼핑 시장이 확대되고, 친환경이 하나의 소비 키워드로 자리잡으며 동시에 경쟁 속에서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으로 풀이된다.
▲성장 전망치는=롯데와 신세계는 올해 유통소매업의 매출 성장률을 각각 5%와 5.4%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업태별로는 편의점과 함께 인터넷 쇼핑몰 및 홈쇼핑의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롯데가 전망한 올 한해 편의점 업계의 매출 신장률 전망치는 15.9%이며, 인터넷 쇼핑몰과 홈쇼핑은 각각 14%와 9.3% 매출 신장이 전망됐다. 반면 백화점은 신장률 예상치가 5% 정도로 지난해보다 다소 미진하지만 꾸준한 성장이 전망됐으며, 대형마트는 3.8%로 성장률 둔화가 예상됐다.
전체적으로 보면 올해는 온라인 쇼핑시장의 성장 속에 다소 주춤했던 백화점이 다시 약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는 한편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오던 대형마트들은 기세가 다소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이러한 가운데 온라인 쇼핑몰들도 시장의 경계를 허물며 오프라인 시장 등에 진출을 모색하면서 다양한 성장전략을 구사하고, 업체간 경쟁을 넘어 업태간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온라인 쇼핑몰인 인터파크는 최근 편의점 업체인 바이더웨이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잠잠하던 백화점들의 신규 출점도 관심거리다. 지난해 신세계와 롯데가 부산에서 `유통대전'을 시작한데 이어, 롯데는 올해부터 아울렛 형태로 신규 점포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2011년 충남 부여에도 아울렛 오픈을 계획 중이다. 그간 침묵하던 현대도 올해 일산을 시작으로 2012년 청주, 2015년 아산 등 다수의 신규 점포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한해는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대형마트들의 경쟁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다 소상공인들의 반발에 제동이 걸린 이후 어떤 대응 전략을 내 놓을지가 관심이다.
일단은 홈플러스가 가맹사업을 통해 포문을 열었고, 여타 대기업들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가 향후 시장 판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유통업계의 인수합병 과정이 하나의 변수로 꼽히고 있다. GS마트 등의 새 주인이 누가되는냐에 따라 업계 순위가 뒤바뀌는 등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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