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오]별과 징검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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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오]별과 징검다리

[시론]박헌오 동구 부구청장

  • 승인 2009-12-30 00:00
  • 신문게재 2009-12-31 21면
  • 박헌오 동구 부구청장박헌오 동구 부구청장
국민의 하늘에는 빛나는 꿈을 지닌 별들이 무수히 떠있다.

하늘이 맑은 날 국민은 그 순박하고 아름다운 별들을 만나 사랑과 희망이 가득한 대화를 나누며 기쁜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그 하늘에 먹구름이 끼고, 광풍이 휘몰아 칠 때는 그 고운 눈빛들은 겁에 질려 아름다움도 사랑도 희망도 다 잃어버리고 만다.

▲ 박헌오 동구 부구청장
▲ 박헌오 동구 부구청장
어느덧 기축년의 세밑을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365일을 썼는데도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까지 바쁘고 초조하게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심정일까?

더 길게 40년이란 공직시간을 써왔는데도 어쩌면 근무의 마지막 순간이 될 지도 모르는 나머지 시간이 왜 이렇게 모자라게만 느껴질까? 나의 하늘에는 빠른 속도로 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한 시대 사람들에게는 그들 몫의 할일이 있게 마련인데 몇 세대 몫을 앞당겨 쓰려 한다면 다음세대는 구겨진 역사의 채무자가 되어 허덕이게 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인데도 말이다. 차곡차곡 그 시대에 부여된 몫을 다하면서 다음세대에게 올바른 방향과 여백을 물려주는 것이 상책일지도 모른다.

지나온 공직생활 40년을 뒤돌아보면서 내가 한 일들도 징검다리 위에 자국으로 놓여져 있음을 느낀다. 냇물은 바로 세월이고 징검다리는 국민의 희망과 사랑을 하나씩 이루고자 쌓아놓은 역사의 기록이리라. 저 하늘의 별들처럼 끝없이 많은 징검다리 가운데 공직자로서 내가 걸어온 한 줄기의 길을 비춰보고자 한다.

내가 건너온 첫 징검다리는 새마을 운동이었다. 우리의 역사상 온 국민이 함께 마음을 합하고 땀을 흘린 운동으로 이보다 값진 과업은 없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가장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여 순정과 열정을 가지고 희망을 성취하기 위해서 값진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그 연장선상에서 신 새마을 운동을 펼쳐야 하는 당위성을 개발하는 일이 남아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아는 여러 사람의 새마을 순직자들이 이름도 보람도 없이 묻혀있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마지막 정리도 되지 않았고, 미래의 길도 올바로 열리지 못한 새마을 운동을 그대로 둘 수는 없는 일이다.

내 공직생활의 두 번째 일은 대덕 연구단지 건설을 지원하는 일이었다. 지금은 대덕밸리가 나름대로 모습을 갖추었지만 그 이면에는 많은 원주민들의 희생이 있었다. 그들의 애환을 헤아리고 영혼을 위로하는 아무런 조치들도 없었다. 진정 그들이 소망하던 대덕밸리의 완성을 독려하고, 더불어 그 역사를 상술해 두고 싶은 것이다. 잊지 않는 것이 위로의 출발이리라.

세 번째 나의 과제는 `문화의 불모지'라고 연일 신문지상을 누비는 오명과 열등의 지역 문화를 `문화 선진도시'로 바꿔놓는 일을 지상명제로 삼았다. 일년에 단 열흘도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일과와, 예지와 혜안을 갖지 않으면 안 되는 조심스런 일의 추진과, 눈앞의 이익을 탐하는 일부 사람들과의 처절한 다툼을 감내하면서 문화예술행정을 수행했다. 그 과정들과 앞으로 가야할 연장선상의 방향에 대하여 이제부터 얘기하고 싶은 것이다. 이것이 평생공직자일 수밖에 없는 나의 작은 몫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징검다리를 놓는 사람은 다시 징검다리를 건너게 된다. 가장 중요한 징검다리를 놓은 사람은 바로 위정자이고 공직자다.

공직자의 하늘에는 무수히 많은 희망과 기대를 가진 국민들이 살고 있다. 섬겨야 할 이들과 맑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혜안을 가지고 미래를 향해 창창한 징검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국가적으로 경인년은 바로 60년 전 6·25 민족동란이 일어난 해다. 이제 다시 돌아온 경인년은 상생의 연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화합의 민족 문화적 바탕위에 민족통합을 향해 가는 큰 징검다리를 놓는 역사적인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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